자궁내막증 재발률 70~80% 재발 아닌 병변 제거 못한 경우 안전히 제거 가능한 의사 찾아야

▲ 김도균 포항성모병원 산부인과 주임과장

최근 울산에서 온 40세 여성 환자 A씨는 심한 생리통과 허리 통증, 다리 저림, 난소 자궁내막증 등의 증상으로 울산, 서울 등의 병원에서 총 3회의 복강경 수술을 했지만 차도가 없어 개복술로 전환해 10년간 수술을 받아왔다.

결국 생리통을 없애기 위해 자궁까지 제거하는 수술을 했으나 증상의 호전 없이 도리어 악화 됐다.

서울의 유명 병원을 찾은 A씨는 이러한 증상을 호소했으나 심한 유착으로 인해 수술시 장기 손상의 우려가 있으므로 수술은 힘들다는 의사의 말에 희망을 잃은 채 본원에 내원해 진통주사를 처방 받으러 온 경우였다.

이러한 환자의 사정을 듣고 나니, 복강경 수술을 실시할 것을 결심해 얼마 전 모든 병변을 제거하고 장의 유착도 치료하는 등 복강경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그럼 재발률이 70~80%나 된다는 자궁내막증은 어떤 병일까?

자궁내막은 자궁강 내에 위치해 임신낭을 잘 착상하도록 준비하는 세포들로 임신이 되지 않았을 경우 생리혈과 함께 질 밖으로 자궁내막세포들이 벗겨져 나온다. 이를 통틀어 생리라고 한다.

만약 자궁안의 내막 세포들이 생리 시 나팔관을 통해 복강 안으로 역류돼 골반 안에 자리하게 되면, 체내의 방어 세포들이 이들을 먹어 치워 자라지 않게 한다.

만약 방어하지 못하게 되면, 여성의 배안에서 특히 방광 근처나 배변을 하는 직장 근처, 난소에 붙어 자라게 된다.

그럼 상상해보자 어떤 일이 일어날까?

난소 내로 침입해서 생리 시와 같이 출혈을 하게 되면, 피가 난소 안에서 고이게 되고 생리가 반복되면서 점점 난소 내에 피가 많이 고이게 된다. 이를 난소의 자궁내막종이라 한다.

또한 항문 근처의 장과 자궁경부 사이에 다리로 가는 신경과 허리에서 오는 신경이 지나다니고 있는데 이로 인해 방광 및 골반에 자궁내막세포로 인한 염증을 일으켜 골반염으로 오인돼 항생제 치료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는 복부 안에서 생리가 돼 나오는 자궁내막증 때문이다.

이로 인해 복부 안에서 한 달에 한 번씩 반복되는 출혈 및 염증으로 주변 장기 및 신경의 유착이 발생돼 허리 통증, 다리 저림, 골반통, 방광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생리통이 있으면서, 허리 통증, 다리 저림 증상이 대표적인 자궁내막증의 증상이며, 초음파상 아무런 이상 징후가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골반염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므로 산부인과 의사는 항상 자궁내막증을 염두에 두고 진료를 해야 한다.

치료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복강경 수술이 기본이지만, 병변이 뇨관, 직장 등 장기가 많이 위치한 심부에 있어 제거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수술 중 제거가 용이한 난소의 자궁내막종만 제거하고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 배변통 등을 일으키는 병변을 제거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재발률이 70~80%나 된다는 것은 재발이 아니라 기존에 있었던 병변을 제거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것을 수술 후 약물 및 주사 치료 하는 동안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므로 치료가 됐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호르몬 약을 복용하는 동안에는 생리를 하지 않기에 당연히 증상이 없다. 그러므로 자궁내막증 수술은 수술시 심부의 병변을 안전히 제거할 수 있는 의사를 찾아야 병변과 재발률,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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