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여자 참가자 크게 늘어…주최측, 대상자 선정 골머리

직장인 최모(35·여)씨는 지난해 주변의 권유로 포항시의 미혼남녀 커플매칭 행사에 참가해 짝을 찾으려 했지만 이미 여성 신청자가 너무 많아 지원서조차 넣지 못했다.

최씨는 "'남성보다 여성 신청자가 넘쳐 더 이상 받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또래 여자 친구들이 농담으로 주변에 남자가 없어 타지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했었는데 진짜 그래야 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포항의 미혼여성들이 짝을 찾아 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떠나야 하는 날이 멀지 않았다.

포항시는 지난 2010년부터 결혼 시기와 맞물려 출산 역시 늦어지자 저출산 극복을 위해 만 25세부터 39세까지 지역에 직장을 두거나 거주하고 있는 미혼 남녀를 위한 '미혼남녀 커플매칭 행사'를 펼치고 있다.

4년 동안 행사 때 마다 30쌍의 대상자를, 지난해는 20쌍의 대상자를 선정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짝을 찾도록 돕고 있다.

특히 제한된 시간 내 여러 명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데다 연인으로 발전해 결혼까지 성공한 사례가 있는 것은 물론 시가 주선해 신뢰할 수 있다는 인식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성 신청자 수가 남성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미혼 남성 찾는 일이 '하늘의 별 따기'가 돼 버렸다.

시에 따르면 2012년 미혼남녀 커플매칭 행사 신청자 수는 총 407명이며, 이 가운데 여성은 222명으로 남성 185명보다 33명 많았다.

2013년도 마찬가지로 신청자 총 397명 중 여성은 212명으로 남성 185명에 비해 27명 많다.

그러나 지난해는 총 455명이 신청했는데 여성이 216명으로 남성 239명보다 23명 적었다.

이는 지난해의 경우 11, 12월 잇따른 행사로 11월에 신청자를 받아 11, 12월 중 참가를 원하는 달을 선택하도록 했는데 당시 이미 남성에 비해 여성 신청자가 많다보니 12월에 남성 신청자만 다시 접수 받은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시는 이에 12월에도 여성 신청자를 받았다면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남성에 비해 여성 신청자가 많은 이유는 과거보다 여성의 학력이나 직업 등 일명 '스펙'이 높아져 결혼 상대자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남성은 국내에서 결혼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외국인 여성에게 눈을 돌리는 등 다른 대안을 찾는 것도 한 몫했다.

사정이 이렇자 시 역시 커플매칭의 여성 신청자는 1~2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4년제 대학을 졸업하는 등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스펙이 높아져 남녀의 학력이나 연령 등을 고려해 서로에게 맞는 대상자를 선정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호소했다.

시 관계자는 "여성의 스펙이 점점 높아지다보니 자신에게 맞는 남성 찾는 것이 더 힘들어 지고 있다"며 "우리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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