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문호(포항북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학교전담경찰관)
카톡~! 새벽 한시가 가까운 시간에 울리는 카톡소리. 심장이 쿵쾅거린다.

아니나 다를까 한 고등학생이 학교폭력으로 나를 찾는다.

늦은 시간인 만큼 분명히 고민을 거듭하다가 연락한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기에 망설임을 반복하는 학생이 마음을 열 때까지 공감하고 또 공감하며 기다린다. 한 시간이 다돼서야 세 명의 친구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한다. 친구들이 보기에 흉한 자신의 사진을 몰래 촬영해 SNS에 올려 공개적으로 모욕을 주고, 단체 채팅방에 자신을 초대한 후 조롱을 한다며 정말 죽이고 싶고,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낸다. 신고사실은 제발 비밀로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다독이며 학교폭력을 반드시 해결해줄 것을 약속하자 그동안 SNS에 올려진 자신의 모습과, 친구들의 메시지를 캡쳐해 보내온다. 체육복으로 갈아입을 때 상의가 탈의된 순간, 입을 벌리고 자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세 명의 친구가 한 명의 피해학생을 괴롭히는 전형적인 학교폭력이다.

이런 사실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얘기에 부모님과 선생님께는 왜 이야기를 안했냐고 하자 걱정을 끼쳐드리고 싶지 않아서란다. 이것이 우리 청소년들의 특징이다. 우리 아이들과 터놓는 대화,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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