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땐 매출 20조 규모 철강기업 탄생…포스코와 양강구도로 재편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 자동차 강판 사업부문을 흡수한데 이어 나머지 사업부문까지 합병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합병하게 될 경우 매출 20조원 규모의 대형 철강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지난해 현대제철은 연결기준 매출 16조7천624억원, 영업이익 1조4천911억원을 달성했다.

현대하이스코는 매출 4조2천143억원, 영업이익 3천516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합병 법인의 매출은 21조원, 영업이익은 1조8천500억원에 이른다. 현대제철의 시가총액은 8조5천억원, 현대하이스코는 1조3천억원대로 10조원에 육박한다.

합병이 되면 국내 철강업계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양강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조강생산능력도 약 3천만t으로 확대된다. 세계 철강회사 순위로 따져도 무난히 10위 안에 들어선다.

포스코와의 격차도 줄어든다. 지난 26일 종가 기준 포스코 시총은 22조1천890억원이며, 매출은 65조원 규모다.

현대하이스코는 미국과 중국·인도 등 세계 11개국에 위치한 스틸서비스센터를 통해 자동차용 철강재를 판매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와 합병하게 하면 포스코에 비해 뒤처진 해외 판매처를 직접 거느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열연을 생산해 현지에 공급하는 현대제철과 이를 원자재로 자동차강판인 냉연을 만드는 현지 스틸서비스센터 간의 공급체계 구축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합병은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를 흡수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 대주주 모두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만큼 인수·합병(M&A)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대하이스코의 최대주주는 현대차(29.37%)이며 현대제철의 최대주주도 기아차(19.78%)다.

정몽구 회장도 현대제철의 주식 11.84%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0월 동부특수강을 인수했고 올해는 선박용 엔진과 석유화학 설비용 단조부품을 생산하는 SPP율촌에너지도 사들이는 등 몸집을 빠르게 불리는 중이다.

한편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 추진설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합병 등에 대해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바는 없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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