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포항본부, 보고서 발간 최근 단위당 가격 격차 좁혀져 신시장 개척 등 대응책 급선무

한·중 철강 교역이 상호보완적이고 수직적인 양상에서 수평적인 경쟁관계로 변모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는 최근 '한·중간 철강 교역구조의 변화와 대응방향'이란 보고서를 발간하고 국내 철강산업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샌드위치'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양국간 교역은 급속히 신장됐으며 이는 양국의 경제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2014년 기준 한·중간 교역규모는 2천353억달러로 1992년 수교 이후 36.9배 증가(수출과 수입이 각각 54.8배, 24.2배 증가)하는 등 2004년 이후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무역수지의 경우 수출이 수입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하면서 1993년 이후 지속적으로 흑자를 유지했으며 그 폭도 점차 확대됐다.

한·중간 철강교역 현황을 살펴보면 수출은 2014년 기준 39억달러로 한·중 수교 이후 연평균 7.8%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1990년대 연평균 4.2%의 꾸준한 증가세에서 2000년대 들어 2000년대 중반까지는 연평균 28.4%로 급등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철강수출의 증가세가 급속히 둔화됐으며 특히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가시화된 2012년 이후에는 마이너스를 보이는 등 부진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수입은 2014년 기준 89억달러로 연평균 19.3% 증가했다.

1990년대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2000년대 들어 증가하기 시작해 2000년대 중반 이후 중국 철강회사들의 대규모 설비증설로 한국으로 유입되는 중국산 철강제품의 수량이 급증, 수입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중국의 국내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저가수출공세로 2011년 이후 감소했던 수입이 다시 큰 폭 증가하면서 한·중간 철강 교역수지 적자폭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한·중간 교역의 경우 중국산 철강제품 국내시장 잠식이 심화되고 있으며 중국 철강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과거 상호보완적이고 수직적인 구조에서 점차 경쟁적이고 수평적인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한은 포항본부는 과거 한국이 중국으로부터 기초철강제품을 수입하고 이를 가공해 중국으로 고부가가치 철강제품을 수출하는 수직적인 무역구조에서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중심으로 경쟁하는 수평적인 무역구조로 변화하고 있으며 최근 한·중 철강제품의 품질경쟁력(단위당 가격)이 점차 좁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는 최근 한·중간 교역구조 변화 및 수출시장에서의 경쟁관계 심화를 국내외 경기변동에 따른 일시적이고 경기순화적인 요인이 아닌 구조적인 요인으로 파악하고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대응책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의 경쟁력 강화 △신시장 개척 노력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체계적 방안 마련 등을 주문했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 철강산업의 구조조정 노력이 장기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국내 철강산업 전체의 관점에서중장기적인 대중국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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