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보유액 안정적 관리 국내 레버리지 확대 제한 거시 건전성에도 만전을

▲ 은호성 한국은행 포항본부장
금년 들어 국제금융시장의 최대 현안은 미국경제의 회복세 강화와 그에 따른 미 연준의 금리인상 시작이다.

미국을 제외한 EU, 일본 등 선진국 경제가 부진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성장을 이끌었던 중국 등 주요 신흥국 경제도 경기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경기회복은 국제금융시장에 호재이겠으나 역설적으로 미국 경기 회복의 신호가 강해질수록 국제금융시장, 특히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이미 지난 2013년 5월에도 미 연준의 단순한 양적 완화 축소 신호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유입이 증대되고 레버리지가 확대돼 대내외 불균형을 겪었던 취약신흥국의 경우 급속한 자본유출과 통화가치 급락을 경험했으며 그 여파로 경기회복이 둔화된 바 있다.

금년 들어서도 지난 1월말 이후 미국 고용지표가 계속 호전된 것으로 발표됨에 따라 일부 취약 신흥국의 금융시장은 다시 불안해졌으며 이들 국가들은 경기둔화 우려에도 궁여지책으로 정책금리를 인상할 수 밖에 없었다.

다만, 금년 3월 FOMC회의 이후 미 연준이 의결문에서 향후 금리인상에 있어 '인내심(patient)'을 갖겠다는 기존 문구를 삭제하는 대신 앞으로 금리인상은 노동시장의 추가적인 개선과 인플레이션율이 장기목표치에 확실하게 수렴할 경우 시작하겠다고 제시함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은 이를 연준의 향후 금리인상경로가 매우 완만할 것으로 받아 들여 반등했고 신흥국 금융자산가격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최근 신흥국 금융자산시장의 안정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 3월 FOMC회의 이후 금리인상 예상시기가 금년 9월 이후로 늦춰지고 향후 금리인상 속도도 완만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아졌지만 결국 미국 금리는 상승하게 될 것이고 이는 대내외 불균형이 큰 신흥국에 큰 위험요인이 될 전망이다. 또한 연내 미 연준의 금리인상은 거의 확실시 되고 있지만 최초 금리인상 시기 및 인상 후 금리조정속도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최근의 유가하락 및 달러강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금리인상속도가 완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노동시장 개선세가 임금 및 물가상승을 유발할 만큼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경우 금리인상 속도도 빨라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미 연준의 향후 금리인상 경로가 경제 및 금융시장상황에 따라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사전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크다고 하겠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취약한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가중돼 이들 국가의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될 수 있으므로 지역의 산업계는 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하며 대책을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가 전체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자본시장의 개방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우리경제의 펀더멘탈이 튼튼할지라도 취약 신흥국으로부터의 감염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이에 대한 대비책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외환보유액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환율의 탄력적 운용을 도모해야 하며 이미 경고등이 켜지고 있는 국내 레버리지가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정책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