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의 관광성 해외연수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어김없이 외유를 다녀왔거나 외유에 나서고 있다. 대구 서구의회는 이달 6박8일 일정으로 유럽 해외연수에 나서는데, 이틀을 제외한 나머지 일정 대부분을 관광 프로그램으로 채우고 있다. 대구 북구의회는 지역현안과 관련 없는 후쿠시마 원전사고지역 시찰 일정을 잡고 있고, 지난 1월 일본을 다녀온 중구의회는 아소 화산과 화산피해 현장을 둘러봤다. 이러한 지방의원 외유 예산 집행 실태는 경북도내 기초자치단체, 의회 대부분이 유사하다.

기초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24년이 지났는데도 지방선거 폐지론이 나올 만큼 지방자치는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지방자치단체장 민선 20년을 맞아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등 지방 4대 협의체가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지방자치 20년 평가와 개선방향' 토론회에서도 지방의원들의 의식개혁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강하게 제기됐다.

지방의회의 비전문성 및 비리 실태 등 드러난 한계를 고쳐 나가야 한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성년의 시대에 접어든 지방자치와 지방의회가 성숙하려면 지방의원들이 지역일꾼으로서 투철한 사명감과 도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 책임자들이 지적하는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 이시종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충북지사)가 "자치단체장 임명 시절에는 조직으로 통제하다가 이제는 재정을 통해 중앙정부가 통제하는 형국"이라고 말한 것이 그것이다. 박성환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사무총장(전 울산광역시 행정부시장)도 "지방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정책을 구현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의 자율성과 제도적 정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1995년 6월 27일 제1차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 지 20년,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24년째로,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지방의원의 의식개혁, 자질향상과 함께 지방세 확충, 지방자치법 개정 등 제도적 정비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최근들어 점차 커지고 있다.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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