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OSJD사장단 회의 불참 SRX 사업 구상 난관 봉착

남북관계 경색이 수년째 계속되면서 북한의 중국 경도, 남북경제협력의 지연, 동북아시아 외교 확장 지연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정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인상 등 남북관계 경색에 영향을 줄 민감한 사안이 잇따르고 있어 주목된다

정부는 2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북한의 일방적인 최저임금 인상 조치를 수용하지 말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남북 간에 별도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는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3월분 임금을 월 최저임금 70.35달러에 기초해 산정해 달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3월분 임금은 4월 10∼20일 지급될 예정이다.

아울러 공문에는 북한이 일방적으로 통보해온 노동규정 개정 조치는 개성공단의 안정적인 운영을 불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수용할 수 없으며, 개성공단 임금과 제도개선 문제는 남북 당국간 협의로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1월 최저임금 인상 상한선(5%) 폐지 등 개성공업지구 노동규정 13개 조항을 일방적으로 개정하고, 월 최저임금을 3월부터 70.35달러에서 74달러로 인상하겠다고 일방 통보해 왔다.

북한이 5월 27일부터 2박3일 동안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사장단 회의 및 제10차 국제철도물류회의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10월 발표한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사업 구상이 난관에 봉착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일 "북한~러시아~중국을 거쳐 유럽으로 철도를 연결하는 SRX 구상을 실현하려면 OSJD에 가입해야 하는데 서울 회의에 북한이 불참하면 정회원 가입이 요원해진다"고 말했다.

OSJD는 중국·러시아 등 옛 사회주의권 국가들이 창설한 국제기구로 몽골 등 28개 국가가 회원국이다. 한국은 지난해 3월에야 '옵서버'보다 한 단계 아래인 '제휴회원' 자격을 얻어 5월 서울회의를 유치했다. 정부 당국자는 "OSJD에 정회원으로 가입하려면 회원국들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하는데 북한이 불참할 경우 한국의 회원 가입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남북한 철도 연결 등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는 이달 하순 체코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한국의 정회원 참여를 안건으로 채택한 뒤 6월 몽골에서 열리는 OSJD 장관회의 때 승인 받을 계획이었다. 북한이 서울회의에 불참할 경우 북한과의 협상 기회가 없는 셈이다. 부산에서 울산~포항~강릉을 거쳐 원산~나진~선봉 철도 구상도 물건너간다. 지난해 4월 최연혜 코레일 사장을 직접 OSJD 평양 회의에 파견하는 등 공을 들여왔다.

최완규 북한대학원대학교 명예교수는 "남북경협의 최대 관건인 남북한 철도 연결이 중대한 사안인만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남북한 막후 채널을 긴급 가동해서라도 직접 설득을 추진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이달 24일까지 한·미 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이 예정돼 있어 북한이 트집을 잡을 경우 남북 간의 긴장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또 남북 민간단체들이 추진하는 6·15공동선언 15주년 공동행사의 개최에 대한 정부 승인 여부가 불투명하다.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지난 1일 북측위, 해외측위와 함께 6월15일 서울에서 6·15 공동선언 15주년 공동행사 개최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김정모 서울취재본부장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