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동교동 자택 방문…교류방안 논의·북한공연단 초청 협조 요청

▲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지난 3일 서울 동교동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자택에서 이 여사와 남북 문화교류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는 8월 열리는 '실크로드 경주 2015'에 북한 공연단 참여가 추진되고 있어 성사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지난 3일 서울 동교동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자택에서 이 여사와 간담회를 갖고 영호남 상생, 지자체 차원의 남북교류 방안, 통일분위기 확산 등 다양한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는 이희호 여사가 김관용 도지사를 초청해서 이뤄졌다. 지난해 연말 김 지사가 KBC광주방송 목민자치대상 시상금을 김대중평화센터에 기탁한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의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과 맥을 같이해 남북한 문화교류에 대해 의미 있는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는 8월 개최하는 '실크로드 경주 2015'를 통해 남북한이 공동으로 실크로드 역사를 재조명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이 행사에 북한공연단을 초청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 여사는 이 자리에서 첫 행사였던 98경주세계문화엑스포 개막식에 김 전 대통령과 부부 동반으로 참석했던 인연을 상기하면서, 다음달 방북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동안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는 남북간의 문화동질성 회복을 위해 98년 북한 전용 전시관인 북한관이, 2000년 북한영화 특별상영 프로그램이 운영된 적이 있었으나 북한의 직접적인 참여는 아직 한 번도 없었다.

이번에 북한공연단 초청이 성사되면 그 동안 분단의 특수상황으로 분절됐던 경북도의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완전하게 이어지는 역사적인 일로, 국내외적으로 큰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또 영호남 상생협력 사업은 물론 박정희와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의 정신과 유업을 계승하는 일에도 함께해 나가기로 했다.

이 여사 측은 경북과 전남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영호남 교류협력 사업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고, 평화센터 차원에서도 김 지사의 기탁금을 활용해 영호남 장학사업 등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관용 도지사는 "이념과 정치를 넘어, 문화를 바탕으로 남북한의 교류협력을 강화해 민족동질성을 회복해 나가는 것은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지름길"이라며 "북한공연단 초청이 이뤄진다면 전용무대를 제공해 많은 국민들이 북한의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이번 이 여사와의 만남은 문화를 매개로 한 남북한 교류협력의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한 매우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앞으로 지자체 차원의 남북 교류, 영호남 상생협력을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양승복기자 yang@kyongbuk.co.kr
양승복 기자
양승복 기자 yang@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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