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연 1.75%로 동결됐다. 한은은 9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만큼 당분간 금리 인하 효과와 경기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금리 인하 추세와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도 실물경기의 회복세는 미미해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기준금리를 2개월 연속으로 내리기엔 가계부채 등의 부담이 큰 상황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금융위기 당시의 연 2.00%보다도 0.25%포인트 낮은 사상 최저 수준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예상시점이 연기되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양국 간 금리 차가 좁혀지면 자본유출 위험 등으로 위기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도 있다.

은행과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 2월 말 현재 750조3천억원으로 한 달 새 3조8천억원이나 급증하는 등 가계부채가 위험 수위에 달한 점도 부담이다.

하지만 저성장, 저물가 등으로 디플레 우려가 나올 정도로 실물경기의 흐름이 부진하고 부동산 부문에서 시작된 '온기'가 아직 소비 등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는 만큼 추후 기준금리 인하카드가 나올 나올 가능성이 남아 있다.

전 세계 주요국들이 대거 정책금리 인하를 통한 완화적 통화정책을 펴는 방식으로 경기부양에 나선 상황에서 우리도 더 늦기 전에 추가 완화를 단행해 경기회복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한은이 1분기 경제지표를 확인한 후 2분기 중에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2012년 7월 연 3.25%에서 3.00%로 내린 뒤 같은 해 10월과 이듬해 5월, 작년 8월, 10월에 각각 0.25%포인트 인하했다. 올 3월에도 0.25%포인트 내려 사상 최저 수준인 1.75%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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