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휴먼스 이상엽 대리…편견 벽 넘어 홀로서기 성공

"장애는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안고 살아가는 것일 뿐입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 없이 그 자체로 바라보고 이해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007년 12월 포스코가 국내 대기업 최초로 설립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포스코휴먼스에 근무 중인 이상엽(36·지체장애 2급) 대리는 대학에서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뒤 1년 동안 신춘문예에 낼 작품을 준비했다.

하지만 취업에 대한 의지가 있던 데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장애인을 채용하기 위해 회사를 만든다'는 포스코휴먼스 기사를 접한 뒤 장애인에게 기회를 주는 이곳을 제대로 한번 키워봐야겠다는 생각에 원서를 냈고 당당히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이후 3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쳐 부서장의 추천을 받아 홍보 부서에서 언론 홍보를 비롯해 사회공헌 프로그램 기획 등 다양한 일을 맡고 있다.

이 대리는 "언젠가 올 기회를 잡기 위해 IT 자격증과 화술 등도 준비했다"면서 "기회는 누구에게나 분명히 오는데 준비를 했을 때 잡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몸이 불편해 무거운 짐을 들 수 없어 때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지만, 그 외 모두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다는 긍정맨인 이상엽 대리는 농사를 짓는 가정에서 태어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은 물론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자신의 외모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 등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그러나 지체 1급과 3급 장애를 가졌음에도 긍정적이고 활발한 성격으로 주변에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던 부모의 친화력을 본받아 친구 대부분이 비장애인일 정도로 잘 극복해 냈다.

학교생활을 슬기롭게 마친 이 대리는 직장생활에서도 그 빛을 더욱 발했다.

사람들을 중요하게 여기고 동료에게 인정받는 것이 직장 생활을 잘 하는 방법으로 여기고 실천하다 보니 최근 '2015 포스코패밀리 대상'에서 우수사원으로 뽑혔다.

이날 받은 상금 일부로 산학협력을 맺었고 남에게 하나를 받으면 배로 갚으라는 부모의 뜻에 따라 특수학교인 포항명도학교에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이처럼 회사일에 누구보다 열심히 지만 틈나는 대로 작품 쓰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아 2013년 '제23회 대한민국 장애인 문학상 산문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동화작가의 꿈도 계속 키워가고 있다.

이상엽 대리는 "장애는 힘들고 고통이 따르지만 나에게 어떤 일이 생겨도 참아낼 수 있는 힘을 줬다"며 "내게 주어진 일에 지금처럼 최선을 다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 동화책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의지를 밝혔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