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윤식 중진공 경북남부지부장
영남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인식 개선과 인력난 해결 방안에 대한 설명을 하고 나오는데 취업을 준비 중이라는 여대생 두명이 길을 막아선다. "학점·토익·어학연수는 기본이고요, 인턴·컴퓨터 자격증, 제2외국어도 필수, 여기에 해외봉사와 면접과외까지 불사하며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기업 정규직을 위한 저희의 노력은 생각지 않으시고 자꾸 중소기업으로 가라고 하시네요" 호기어린 질타에 순간 가슴이 뜨끔하다.

물론 모든 청년이 원하는 대로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우리나라 일자리의 88%가 중소기업에 있는 것이 통계로 나와 있는 사실이며, 너무 시야를 좁혀 대기업 정규직 등 소위 '좋은 곳'만 보고 청춘을 소비하지 마라. 88%라는 그 많은 가능성을 고려 대상 자체로 생각지도 않고 취업을 준비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요지로 학생들을 달래서 보냈다.

그런데 과연 문제 해결 방법이 대학생 개인의 눈높이 조정만으로 가능한 것인가. 대기업 위주의 기업구조 편중부터 불공정거래 관행까지 구조적인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은 채용 다각화를,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노동시장은 직군 장벽 낮추기를 하는 등 '각자 역할'도 있어야 한다.

중진공은 중소기업의 인식개선과 인력난 해결을 위해 '스마일 스토리지 사업'을 하고 있다. 스마일 스토리지는 일하기 좋은 으뜸기업 1천4개사 정보를 공유하는 웹사이트로 청년 취업 활성화를 위해 우수 중소기업 발굴 및 추천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청년들의 중소기업 선택에 따른 장기재직을 지원하기 위해서 '내일채움공제' 사업을 2014년 하반기부터 새로이 추진 중인데, 이는 핵심인력으로 지정되면 기업주와 공동으로 5년간 매월 일정금액을 공동으로 적립하고 만기까지 재직시 공동적립금을 핵심인력이 성과보상금(인센티브)으로 지급받는 제도다.

창업은 청년취업을 해결할 수 있는 또 다른 효과적 대안이다. 중진공은 이를 위해 청년창업사관학교 운영, 청년전용창업자금 지원 등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청년 창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실패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융자상환금조정제도'를 두어, 본인이 최선의 노력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 실패시 심사를 거쳐서 일정 부분 채무를 면제해주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 청년의 무기력은 10년 뒤 대한민국의 무기력으로 나타날 것이다.

영화 국제시장에서 덕수가 말한 "힘든 세월에 태어나 이 힘든 세상 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가 겪은 게 참 다행이다"라고 했는데, 그러한 선물을 받은 기성세대의 한사람으로서 안녕치 못한 우리 자식들을 위해 하루빨리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하는 건 아닌지 답답한 고민만 깊어간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