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현정 기자
포항시가 '눈가리고 아웅'식 문화행정을 보이고 있다.

27일 포항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4월 문화가 있는 날(29일)' 11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문화융성위원회 '문화가 있는 날 참여기관 현황' 조사와 비교했을 때 절반(46%) 가량 많은 수치다. 문체부 조사에 따르면 이달 포항지역에서는 고작 6개 행사가 열린다.

문체부 조사자료 이외에 포항시가 추가한 '4월 문화가 있는 날' 행사에는 1·2학기 및 학교별 신청을 받아 진행하는 각 기관 문화강좌와 시민교양대학·평생학습 프로그램이 포함됐다. 또한 지역 모 방송사의 연내 행사 가요제와 상업 영화관 할인프로그램까지 각각 포함시킨 수치다.

이에 대해 포항시에서는 "이달 마지막주 수요일(29일)에 열리는 프로그램을 모두 담았다. 정보 전달 차원에서 나쁘지 않다"고 밝혔지만, 이번에 추가한 프로그램은 이미 신청이 마감돼 참여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경북도학생문화회관이 학부모 및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진행한다는 '엄마표 스토리텔링 수학' '한글 2010 완전정복하기' 등은 상·하반기 회원을 모집하는 문화강좌이고, 그나마도 상반기 접수는 이미 마감됐다. 또한 방과후학생동아리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8월 말부터 2학기 접수에나 가능하고, 9월부터 참여할 수 있다.

포항지역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의 수가 부족할 뿐 아니라 천편일률적이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본지(27일자 5면) 지적에도, 다양한 기획을 연구하기 보다는 29일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전부 모아 수치만 늘린 것이다.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은 문체부와 문화융성위원회가 지난해 1월 이후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전국 국·공립 문화시설과 다양한 민간 문화 프로그램을 엮어 무료 개장과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국민의 문화향유 증진 기회 확대를 취지로 시행되고 있다.

포항시는 '눈가리고 아웅'식의 보도자료상 수치 늘리기 행정이 아닌, 시민들이 직접 체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제대로된 '문화가 있는 날' 기획 지원사업과 할인 프로그램 연구가 먼저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