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100년 전 우리 강산에 어떤 식물 살았을까

독일 신부 채집 식물표본 칠곡 왜관수도원 통해 국립수목원에 420점 기증

박태정 기자 ahtyn@kyongbuk.com 등록일 2015년04월28일 21시49분  
독일인이 채집한 100년 전 한반도 식물 표본 420점이 돌아왔다.

국립수목원(원장 이유미)은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수도원장 박현동 블라시오 아빠스)에서 독일 안드레아스 엑카르트(Andreas Eckardt·1884~1974) 신부가 100년 전인 1913년 한반도에서 채집한 표본 420점을 국립수목원에 기탁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국립수목원 산림생물표본관에서는 기탁협약식이 열렸다.

안드레아스 엑카르트 신부(한국명 옥낙안(玉樂安)·이하 '엑카르트')는 교원양성과 대학 교육 기관 설립을 위해 독일 가톨릭 베네딕도 수도회에서 1909년 한국으로 파견돼 1911년 사립 사범학교로는 우리나라 최초인 숭신(崇信) 사범학교를 설립한 인물이다.

이번에 기탁되는 표본은 엑카르트 신부가 1913년 한반도에서 채집한 식물 표본 308분류군 420점으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을 당시 식물 표본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현실에서, 우리의 과거 식물 기록이어서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한국전쟁으로 분단된 현실에서 북한의 식물을 연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시 금강산과 원산, 평강 등에서 채집한 표본과 지금은 도시화된 수원에서 더 이상 발견되지 않는 실부추 등이 포함돼 있어 과거와 현재의 한반도 식물상 변화와 연구를 위해 과학적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표본의 기탁은 과거 외국에 소장된 한반도의 많은 식물 표본자료 중 공식적으로 처음 국가기관인 국립수목원 표본관으로 기탁되는 것으로 이는 우리나라의 식물을 알 수 있는 과학적인 증거를 찾은 의미뿐만 아니라, 일제 강점기에 우리의 문화를 자주적으로 지켜내고 알려온 한 독일 신부의 한국과 한국문화, 한국인들의 교육에 바친 열정이 독일의 성 오틸리엔 수도원과 한국의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을 통해 후대에 전달된 것에도 큰 의미가 있다.

국립수목원은 이러한 성 베네딕도 수도회의 기탁 의미에 맞게 식물분야 및 관련 연구자들의 연구목적의 관찰을 적극 지원하고, 표본 정보는 웹사이트를 통해 일반 국민들께도 제공할 예정이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에서 국립수목원에 기탁한 엑카르트 신부의 표본은 이번에 돌아온 420점과 1911년 1점, 1913년 414점, 1914년 5점 등 총 840점이나 된다.

안드레아스 엑카르트 신부는 일제가 한국문화를 말살하고자 했던 1920년대에 '한국어의 문법책(1923년)', '조선미술사(1929)'를 비롯해 한국의 어학, 예술, 음악, 문학과 철학에 대한 여러 중요 책자를 발간, 한국의 문화를 지키고, 외국에 일본문화가 아닌 자주독립적인 한국문화를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독일에 귀환 후 한국학을 연구하면서, 독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위대한 한국학 연구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숭신사범학교의 교장을 지냈으며, 이후 해성학교의 전신인 야학 강습소(1921년)와 보록학교(1924)를 설립하는 등 우리나라 근대교육에 이바지했다.
<ⓒ 경북일보 & kyongbuk.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태정 기자

    • 박태정 기자
  • 칠곡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