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참사 경각심 일깨우기 위해 중단된지 10년 만에 다시 열려

20년전 발생한 대구 상인동 가스폭발사고 희생자를 기리는 공식 추모행사가 중단된지 10년 만에 다시 열렸다.

28일 오전 10시께 달서구 학산공원 '상인동 도시가스 사고 희생자 위령탑'에서 열린 희생자 20주기 추도식에서는 아직도 자식들을 잊지 못하는 유가족들의 눈물이 이어졌다.

가스사고 희생자 유족회는 2005년 10주기 추도식을 마지막으로 공식 추모행사를 열지 않았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각종 대형참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이번에 추도식을 다시 열었다.

희생자들 혼을 달래기 위한 살풀이 춤, 헌시 낭독에 이어 정태옥 대구시 행정부시장,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곽대훈 달서구청장 등이 조사를 읊었다.

유가족들은 비석에 새겨진 아들·딸의 이름을 매만지며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으며 이를 지켜보는 참석자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다수의 유족은 "대형 참사가 일어날 때마다 죽은 아이가 떠오른다"며 "안전사고를 막겠다고 수없이 정부가 말하지만 이제까지 바뀐 게 전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행사에 참가한 김승열(16·영남중학교 3학년)군은 "책에서만 본 가스폭발 사고를 추도식을 통해 접하니 마음이 너무 안좋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에 신경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추도식을 마친 유족들은 추모 공간인 영남중학교 선심관을 찾아 벽면에 걸린 아이들 사진을 닦아내며 또 한번 눈시울을 적셨다.

1997년 건립한 선심관 추모실 한쪽 벽에는 당시 숨진 이 학교 선생님 1명과 학생 43명의 사진이 걸려 있다.

상인동 가스폭발사고는 1995년 4월 28일 달서구 상인동 도시철도 1호선 공사장에서 발생한 도시가스 폭발사고로 당시 등교하던 영남중 학생 등 101명이 숨지고 202명이 부상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