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己有恥 행기유치

▲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논어에서는 수많은 인간상과 인간 유형과 인간의 덕목들이 논의된다. 제자들이나 당대의 현자들이 인류의 스승인 공자에게 어떤 때는 군자를, 어떤 때는 선비를, 효孝를, 인仁을, 지知를, 정政을 물었고 공자는 그때마다 묻는 자에게 가장 알맞은 답을 제시하였다. 이것이야말로 다른 경전에서는 볼 수 없는 논어가 가진 매력이다.

여기서는 자공이 선비를 물었다. 공자는 일단 행기유치行己有恥, 즉 행동함에 있어 염치가 있어야 한다고 전제하고서, 사방에 사신으로 가서 임금의 명을 욕되지 않게 하면 가히 선비라 할 수 있다고 하였다. 먼저 염치, 다시 말하여 '행동함에 부끄러워할 줄 알아라'는 것은 그야말로 선비의 기본자세라 하겠다. 예의와 염치는 사회인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다. 특히 글 읽는 선비라면 체면과 염치가 없을 수 없다. 그러나 역사상 많은 글을 읽고서도 염치를 모르는 자가 많았다. 욕심과 명예에 눈이 멀어 부끄러움을 잊은 자가 많았다는 말이다. 자신이 닦은 학문을 팔고 가문을 팔고 임금을 팔고 심지어 나라를 파는 부류도 있었다.

그리고 선비란 외국에 사신으로 나가서 임금의 명을 욕되게 하지 않아야 할 정도는 되어야 한다. 나라의 중요한 사명을 띠고 국가대표로 나간 이상, 엄중한 책임감으로 그 일을 완수하여야 한다. 적당히 어울리며 좋은 말이나 주고받다가 돌아와서는 안 된다. 일찍이 서희는 고려를 침입한 소손녕과 담판하여 거란병을 퇴주시키고 오히려 강동6주를 얻었는데, 참으로 선비라 칭할 만하다. <자로편>





子貢問曰 자공이 물었다.

一. 어찌하면 선비라고 할 수 있습니까?

何如斯可謂之士矣

하여사가위지사의

二. 몸소 행동함에 부끄러워할 줄 알고

行己有恥

행기유치

三. 사방에 사신으로 가서 임금의 명을 욕되지 않게 하면

使於四方 不辱君命

사어사방 불욕군명

四. 가히 선비라고 할 수 있느니라.

可謂士矣

가위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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