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에 별 영향 없을 것"…파장 최소화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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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홍준표 경남지사가 8일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정치인으로서는 처음 검찰에 출두하자 여야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홍 지사가 검사 시절 노태우 정부의 황태자로 불리던 박철언 전 의원을 구속하고 이를 모태로 한 드라마 '모래시계'가 공전의 히트를 칠 정도로 입지전적 인물이라는 점에서 여느 정치인의 검찰 소환과는 충격파가 달라 보인다.

특히 새누리당에선 홍 지사가 당 대표를 지냈고, 차기 대권주자 그룹에 꾸준히 포함돼 있었다는 점에서 향후 대권경쟁구도에 미칠 영향과 같은 정치적 파장을 저울질하기도 했다.

게다가 성완종 리스트에 올랐던 8명이 대부분 현 정부의 유력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줄소환 사태가 벌어질 경우 내년 총선과 대선에도 두고두고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우려했다.

다만 표면적으로는 애써 의미를 축소해 영향력을 최소화하려는 분위기였다.

이진복 전략기획본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성완종 파문은 정치권 전체의 문제이지 여당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또 홍 지사는 중앙 정치가 아닌 경남에 있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사 출신인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은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성완종 리스트 8명 중에 지금까지는 (홍 지사에 대해) 가장 수사가 많이 진행됐고 나름대로 구체적인 증거가 확보가 돼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면서도 "홍 지사 본인이 억울하다고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수사 결과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걱정의 목소리도 나왔다. 다른 당직자는 "홍 지사가 그동안 서민적인 이미지였고, 여권의 주장과도 궤를 같이 하는 무상급식의 문제를 지적하는 데도 앞장섰기 때문에 당 전체에 대한 평가에도 악영향을 주지나 않을까 생각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홍 지사 검찰 출두를 계기로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총체적인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야당은 현정부의 불법대선자금 의혹에 대해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지사보다 2배 많은 금액을 받고 시기도 가깝고 대선 불법자금과 직접 연관될 수 있는 홍문종 의원에 대해서는 검찰이 지금 어떤 수사내용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최고위원도 "홍 지사의 자금은 박근혜 후보 캠프 대선자금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새 발의 피)' 수준일 것"이라며 "국민의 눈을 제대로 인식해 몸통을 수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홍 지사나 이완구 국무총리를 제외한 실세 친박은 검찰 수사의 무풍지대에 숨어있다"며 "친박 몸통을 살리기 위한 횟감 정도로 (홍 지사를) 쓰려고 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충청권을 중심으로 마당발 로비를 벌였던 외흑이 있는 만큼 야당에서도 연루된 인사가 나올 수 있어 물밑에서는 적잖이 신경 쓰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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