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의 기본 수술적 치료 유착 주변 장기의 안전한 박리 최소 침습 수술로도 치료 가능

▲ 김도균 포항성모병원 부인과복강경센터장

산부인과 수술은 대부분 하복부에서 이뤄진다. 자궁 및 난소가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과거 자궁절제술, 난관 절제술, 난소 절제술 등 다양한 이유로 응급으로 개복해 여성 질환수술을 한 경우, 수년이 지나 갑작스럽게 하복부 통증을 느껴 응급실을 내원하거나, 만성적인 하복부 통증으로 산부인과, 내과를 찾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개복 시 눈으로 보이지 않는 손상을 미세하게 입은 장과 복벽이 시간이 지나면서 붙어버려 장이 이전의 정상적인 운동으로 변을 내보낼 수 없기에 강한 운동 또는 장의 수축으로 변을 밀어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통증이다. 또한 유착으로 비정상적으로 당겨진 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통증이기도 하다. 그 외 변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다른 질병과의 차이점은 장 폐쇄까지 진행되지 않는다면 어떤 정밀 방사선 검사를 받아도 유착을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피 검사로도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내원한 환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주로 골반염으로 자주 진단받아 치료한 경우가 많았고, 심하면 응급실을 통해 입원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자궁내막증의 경우도 생리통과 함께 유착을 일으킨다. 따라서 허리 통증, 다리 저림, 변비, 하복통, 심지어 어깨 저림 증상까지 가질 수 있다.

척추 문제로 신경외과 및 정형외과 진료를 받는 여성들 중, 생리 시 그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라면, 그 원인이 척추가 아니고 산부인과 질환인 자궁내막증일 경우가 상당하다.

최근 어머니와 함께 내원한 27세 여성의 경우이다.

10년 전 고등학교 때 개복술로 좌측 난소를 제거한 경우이다. 이후 수년이 지나 반복되는 골반염으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이다.

내원한 이유는 반복되는 골반염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다.

환자의 배꼽아래 좌측은 심한 수술의 상처 자국이 있었다. 자궁을 밀어 올리면서 그쪽이 아픈지 등의 여러 증상을 알아본 결과 골반염이 아니고 유착 때문에 통증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여러 번의 방문 끝에 수술을 결정하고, 복강경으로 복강내를 관찰하니, 소장이 골반까지 내려와 심하게 유착이 돼있었다. 이런 경우 심한 통증은 당연한 것이었고, 환자는 유착 박리술 후 오랜 기간 잘못된 진단으로 항생제를 사용해 반복 치료함에도 효과가 없었던 통증이 없어졌다.

많은 자궁내막증 환자들도 비슷한 통증과 허리통증, 다리 저림증상을 가진다.

최근에 내원한 타 지역의 환자는 자궁내막증의 재발로 3회의 수술을 받았으나 증상의 호전이 없어 내원했다. 여러 설명 후 복강경 하 유착 박리 및 깊숙이 위치해 제거하기 어려운 심부 자궁내막증을 뿌리까지 제거하자 통증은 사라졌다.

최근까지도 유착은 질병으로 보지 않았다. 하지만 통증이 심해지고 삶의 질까지 심각하게 저하시키는 상태까지 이르기에 의사의 손길이 필요한 질병이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원인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의 수술적 치료의 기본은 유착된 주변 장기의 안전한 박리이다. 개복술이 아닌 최소 침습 복강경 수술을 통한 섬세한 박리가 중요한 치료 방법이 되는 것이다. 장폐쇄까지 진행된 경우가 아닌 유착으로 인한 통증의 경우, 상태가 심한 경우, 개복하지 않고 최소 침습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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