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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화인프라 점검-성주군

'生·活·死 문화의 고장' 성주 세계 생명문화성지로 발돋움

이칠상 기자 cslee@kyongbuk.com 등록일 2015년05월12일 21시31분  
▲ 지난달 25일 경복궁에서 진행된 태봉출행사 모습.
세종대왕자 태실 세계유산 등재 추진

태실 소재지 일원 생명문화공원 조성

생명문화 모티브로 한 문화축제 개최



성주는 전국 어느 곳 못지않은 역사적 내력과 문화적인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곳이다.

가야시대의 고분으로부터 불교문화, 유교문화의 유적이 산재하고, 한강(寒岡) 정구(鄭逑)와 한주(寒洲) 이진상(李震相)과 같은 성리학의 대가와 독립운동과 반독재투쟁에 헌신한 심산(心山) 김창숙(金昌淑)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인물이 활동하였던 유서 깊은 고장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성주군은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사람의 일생인 태어남-삶-죽음을 의미하는 상징성을 지닌 문화유적인 생·활·사(生·活·死)문화를 가지고 있다.

세종대왕자태실(사적 제444호)-한개마을(중요민속자료 제255호)-성산동고분군(사적 제86호)이다.

태실의 태(胎)는 생명의 탄생을, 전통민속마을인 한개마을은 삶의 공간을, 성산동고분군은 죽음의 영역으로서, 이 세 유적을 연결하면 인간의 일생으로서 생-활-사문화가 된다.

이 가운데 월항면 인촌리 선석산 자락에 위치한 세종대왕자태실은 생명의 탄생을 상징하는 문화유산으로서 태실수호사찰인 선석사, 그리고 주변의 오염되지 않은 청정하고 깨끗한 환경 등이 어우러져 성주를 대표하는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태실은 왕실에서 자손을 출산하면 그 태를 봉안하는 곳을 말한다. 그 형태는 승려의 사리탑과 비슷하다.
▲ 세종대왕자태실.

예로부터 태는 태아의 생명력을 부여한 것이라고 인정해 태아가 출산된 뒤에도 함부로 버리지 않고 소중하게 다뤘다. 민간에서는 땅에 묻는 경우도 있었으나 많은 경우 출산 후 마당을 깨끗이 한 뒤 왕겨에 태를 묻어 몽긋몽긋하게 태운 뒤에 타고 난 재는 강물에 띄워 보내는 방법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왕족의 경우에는 국운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여겨 더욱 소중하게 다뤘다. 태를 항아리에 담아 전국의 명당에 안치시키는 방법으로 처리했다. 이때 이를 주관하는 관상감에서 소위 길지로 선정된 명산에 일정한 의식과 절차를 밟아 묻었는데, 이 의식과 절차를 거쳐 완성한 시설을 태실이라 불렀다. 또한 태봉(胎封)은 태실 가운데서도 그 태의 주인이 왕으로 즉위한 경우에 그 격에 맞는 석물을 갖추고 가봉비(加封碑)를 세운 것으로 임금의 태실을 말한다.

한편, 1975년 있었던 세종대왕자태실에 대한 정비과정에서 출토된 분청 태항아리를 위시한 7점의 출토유물은 현재 국립대구박물관을 비롯한 국립경주박물관, 경북대학교박물관 등에 보관돼 있다.



△세계유산 등재추진

세계유산은 한 국가를 넘어 세계가 함께 지키고 가꾸어야 할 소중한 인류의 자산이다. 문화유적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다면 그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뿐만 아니라 관광명소로서의 위상도 높일 수 있다.

성주군에서는 이러한 세계유산 등재를 통해 문화유산적 가치의 제고와 지역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는 세종대왕자 태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까지의 연구 성과를 종합해 보면 세종대왕자 태실이 갖고 있는 세계유산적 가치는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태실에 보관되는 탯줄과 이를 소중히 하는 풍습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문명에서 고루 발견될 수 있는 보편적 사상이다. 이러한 생명 중시 사상은 사람이 자연을 극복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신성한 가치로 강조됐으며 동서고금의 창조 신화나 고대 유적지 및 유물의 문화적 상징에서 그 연원을 발견해 낼 수 있다.

둘째, 태실은 생명을 중시한 인류 문화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서양문화에서 아이의 나이는 출생과 함께 시작하지만 한국문화에서의 아이의 나이는 어머니의 뱃속에 있는 10개월이 가산되어 출생과 함께 한 살이 더해져서 시작된다. 이러한 한국의 생명문화는 인류의 보편성과 동시에 한국문화의 특이성을 잘 보여준다.

셋째, 태실은 문화적 상징성을 넘어 구체적 유산으로 전승돼 왔다. 표상, 신화, 노래 등의 무형적 유산이 아닌 부동산 유산으로 그 구체성을 현저히 보여주며 이러한 태실유적은 전 세계적으로 발견할 수 없는 유일성과 함께 현재 동일한 유형의 유적지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지 않아 세계 유산적 가치로서의 희귀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성주 세종대왕자 태실은 한국에서 왕자태실이 군집을 이룬 유일한 곳이다.

넷째, 태실은 고대인의 자연관, 우주관에 기초한 풍수사상의 대표적 유산이다. 생사, 길흉화복, 조상숭배 등 고대사상의 내세관이 구체적으로 나타난 것이 풍수사상이다. 생명의 시작은 태실, 생명의 종착점은 능묘라는 순환적 내세관을 통해 조성됐다.

다섯째, 태실은 고대, 중세, 근대를 지나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는 우리 고유의 전통으로서 태 중시사상, 금줄 등 다양한 형태로 한국인의 가치형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태실의 문화유산적 가치는 등재를 위한 기초연구와 향후 계획된 학술회의 등을 통해 확인 및 규명이 이뤄질 것이다.

성주군은 "이를 바탕으로 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 구성, 문화재 보호구역 확대지정 및 보존·관리계획 수립, 잠정목록 등재신청, 원형회복 및 정비, 세계유산 등재 등의 일련의 과정을 밟아 나갈 예정이다"고 밝힌 바 있다.

△태실의 생명문화, 축제로 승화하다

성주군에서는 세종대왕자 태실이 담고 있는 생명문화를 모티브로 하는 '생명문화축제'를 매년 열고 있다.

14일부터 4일간 성주읍에 소재한 성밖숲 일원에서 펼쳐진다.

특히 올해는 '와우! 생명을 품다'를 주제로 그동안 국내 행사로 이뤄졌던 축제를 국제화·세계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

야쿠티아,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스리랑카 등 5개국 해외 민속팀의 장태의식 재현 및 국내 팀과의 시가지 난장파티(17일)가 열릴 예정이다.

또한 18개국의 장태문화를 소개·상영해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와 경험을 선사하고 축제의 주제의식을 더욱 강조한다.

이러한 행사는 세종대왕자태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전초 작업으로서 매우 의미가 있다.

성주를 세계적 생명문화의 성지로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계기와 함께 성주 문화관광의 콘텐츠를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성주생명문화축제의 메인테마를 설명하는 주제관에는 한지를 소재로 한 한지로 보는 생활사, 이문건 선생의 양아록 애니메이션, 할매할배와 함께하는 서당체험, 삶의 아름다운 마침표 '웰다잉(Well dying)'체험 등이 열려 여느 축제의 성격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축제장 경관조성을 위한 참외 등 거리조성, 축제의 아름답고 매력적인 모습을 사진을 통해 재발견 하는 전국사진촬영대회 개최 등 지역민과 관람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생명문화공원 조성

생활사문화의 고장으로 자부하는 성주군에서는 생명탄생을 상징하는 문화유산인 세종대왕자 태실을 비롯해 주변 태실수호사찰인 선석사, 그리고 오염되지 않은 청정하고 깨끗한 환경을 울타리 삼아 태실 소재지 일원을 생명문화공원으로 조성하고 있다.

현재 조성중인 세종대왕자태실생명문화공원에는 태실생명문화관, 생명문화광장, 탐방로 등의 시설물을 비롯해 주차장, 편의시설 등의 기반시설이 들어서게 되며, 태실수호사찰 선석사와 이미 건립되어 있는 태장전(胎藏殿·아기 태 봉안 전각) 등과 함께 타 지역과 차별화된 문화관광자원으로 거듭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성주군 관계자는 "이번 생명문화공원 조성을 생명 탄생의 신비와 생명 존중의 상징인 태실과 함께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출산율 저하 및 생명 경시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이러한 사회 문제 극복을 위한 새로운 아젠다 형성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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