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경통일교육협동조합 결성 매주 강의시연 등 특강 통해 중앙 중심 통일 교육서 탈피

▲ 문장순 중원대학교 교수
최근 지역에서 통일교육협동조합이 조직되었다. 그동안 대구경북지역에서 학교와 사회단체에 통일교육을 강의해 오던 강사들이 중심이 되어 대경통일교육협동조합을 결성한 것이다. 통일교육 강사들이 자발적으로 협동조합을 만든 사례는 전국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다.

통일교육은 그동안 중앙의 전유물이었다. 통일논의 자체가 국가 중심으로 진행되다보니 자연적으로 통일은 중앙의 몫으로 인식되어왔다. 통일교육이나 통일행사는 통일부가 주도하고 지방에서 통일관련 세미나의 발표자는 의례히 중앙의 몫이다. 물론 이러한 서울 중심의 통일교육에서 지방의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방의 각종 통일교육 관련 단체들은 스스로 인력을 양성하는데 인색했고 자신들이 주최하는 세미나, 학술대회에 지방전문인력을 외면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지역에서 통일교육강사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 먼저, 통일부 통일교육원에서 일정한 교육을 받고 강사 자격을 부여받는 경우다. 그러나 실제 교육을 받은 사람들 중 강의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둘째, 지역의 통일교육위원이다. 광역시도 단위마다 협의회가 구성되어 있고 위원들이 통일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이 학교나 사회단체에 통일교육을 하는 경우는 소수다. 셋째, 통일교육에 대한 기본적 지식을 가진 이들이 스스로 강사활동 하는 경우다.

이번에 출범한 통일교육협동조합은 이런 문제를 극복하는 하나의 대안으로 출발했다. 원래 이들은 통일시민대학연합회라는 시민단체에서 기초교육 12주, 실습강의를 15주 이수했다. 그러나 이 정도 수준의 교육으로는 현장 강의가 힘들다고 느끼면서 구성원들이 포럼을 결성해서 매주 강의 시연과 퀄로키엄을 진행하고 있다. 통일분야 전공교수들로부터 지도를 받으면서 현재까지 80회의 세미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에서 이들은 지역사회에서 자신들의 브랜드로 통일 교육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것이 통일교육협동조합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들은 매주 강의시연을 통해 조합원 상호 간 평가를 하고, 지도교수로부터 체계적인 북한 분야의 교육을 받고 있다. 자문교수들로부터 특강을 들으면서 강의 역량을 갖추어나가고 있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공부를 하고 있어 강의의 질적 수준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수강자들이 강의를 듣고 통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하도록 하는 '생각하는 통일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더구나 이들 중 이탈주민강사도 포함돼 있다. 이탈주민과 더불어 각종 통일교육관련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지역에서 통일교육협동조합 활동은 고무적인 일이다. 정부차원에서도 지방차원의 이러한 통일교육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자생적으로 형성된 통일교육단체가 사명감을 가지고 체계적인 교육을 지방 구성원들에게 수행하고 있다면 중앙정부의 통일교육 정책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방의 통일교육 단체의 환경 변화를 인식하고 실질적으로 통일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통일교육단체에 대한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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