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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영철 북한 인민무력부장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숙청한 것으로 알려진 현영철(66) 인민무력부장은 북한 군부에서 황병서 총정치국장 다음으로 높은 서열 2위 인물이다.

현영철 부장은 우리의 국방부 장관 격으로 지난달 27∼28일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뒤 이틀 만에 전격 처형된 그의 생은 마지막 순간만큼이나 '드라마틱한' 인생 여정을 걸었다.

현 부장은 17세 때인 1966년 군에 입대해 50여 년간 인민군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는 2006년부터 백두산 서쪽 북중 국경지대를 담당하는 8군단장으로 복무하다 2010년 9월 인민군 대장에 올랐다.

그는 이후 2년 만인 2012년 7월에는 당시 김정은 제1위원장 체제에서 군부 1인자로 통하던 리영호가 전격 해임되면서 그 자리를 물려받아 군 총참모장 겸 차수로 초고속 승진했다.

그러나 승진의 영광을 채 누리기도 전인 같은 해 10월 다시 대장으로 강등됐으며, 2013년 5월에는 총참모장 자리마저도 김격식에 양보하고 물러나 추락 가도를 걸었다.

총참모장에서 물러난 현영철 부장은 계급도 상장으로 강등된 채 강원도 최전방 중부전선을 담당하는 5군단 사령관으로 물러나 변방에서 굴욕의 세월을 보냈다.

그러나 그는 1년여 만인 지난해 6월 인민무력부장으로 임명되며 화려하게 군부 요직으로 복귀했고, 3개월 후에는 북한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위원 자리에도 진입했다.

이후 현 부장은 김정은 정권을 구성하는 엘리트 계층인 '빨치산 2세대'의 핵심구성원으로 김 제1위원장의 각종 군·당 관련 일정을 수행하며 북한 체제 내 핵심 인물로 입지를 굳혔다.

지난해 7월 김정은 제1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20주기를 맞아 행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일정 수행을 시작으로 김정은의 군 훈련 시찰과 각종 행사 참석 등 주요 행사나 계기마다 김정은을 밀착 수행했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1∼3월에도 김정은 제1위원장의 육·해·공군 훈련 참관에 동행했으며, 4월 13∼20일에는 인민군 대표단을 이끌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진행되는 '국제안전에 관한 토론회'에도 참가했다.

지난달 25일에는 군 창건 83주년을 맞아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과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도 참배했다.

같은 달 24∼25일에는 김 제1위원장이 주재한 조선인민군 제5차 훈련일꾼대회에서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을 사이에 두고 김 제1위원장과 나란히 앉은 모습이 노동신문에 보도되기도 했다.

그러나 회의 도중 김정은 제1위원장 옆에서 조는 듯한 모습이 포착된 것이 이번 숙청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어 같은 달 27∼28일 인민군 제5차 훈련일꾼대회 참가자들을 위해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모란봉악단 공연을 관람한 사실이 북한 매체에 의해 보도된 것이 현재까지 확인된 그의 마지막 공개 활동이다.

죽기 이틀 전까지도 북한 군부 내 서열 2위의 고위층으로 쉴 틈없이 활약해 온 그는 '4월 회의에서 졸고 김정은의 지시에 대꾸했다'는 '불경죄'를 이유로 고사포로 공개 처형되며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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