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계열사 대표 사표 제출하고 위기극복 다짐 추락한 기업 이미지·신용등급 회복 발등의 불

▲ 포스코 본사 전경.
포스코가 14일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구성했다.

포스코는 권오준 취임 이후 1년이 지났지만 포스코 그룹의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이 지지부진 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포스코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포스코건설 비자금 문제 수사가 장기화되고 있고, 포스코플랜텍 처리 문제 등 계열사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겹쳐 국제 신용도가 연이어 추락하는 등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또한 철강경기 부진도 장기화되고 있어서 포스코는 내우외환을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의 비상경영쇄신위원회 구성은 권오준 회장의 배수진을 친 특단의 대책으로 풀이된다.

위원회 구성과 함께 전 계열사 대표들이 권 회장에게 사표를 제출해 결연한 의지를 보인 것이 이를 반증한다.

한 포스코 관계자는 "장수가 유서를 써놓고 전장에 나가듯 배수진을 치고 경영을 쇄신하겠다는 각오를 보인 것"이라고 전해 비장감마저 돌고 있다.

포스코 사외이사들이 지난달 30일 과감한 경영쇄신을 요청하는 '포스코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제언'을 포스코 경영진에 전달한 이후 이 같은 '사즉생(死卽生)'의 쇄신책이 마련 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전임 정준양 회장이 재임한 2009년 2월∼2014년 2월 5년간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계열사 수가 35개에서 70개로 늘어났다. 하지만 이는 철강 경기 침체와 중국산 철강재의 부상과 맞물려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악화시키면서 위기를 초래했다는 평가이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건설이 지난 3월부터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회사에 대한 신뢰마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9년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포스코 국제 신용등급은 A1이었다. 이후 포스코의 신용등급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4년에는 Baa2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5월, 권회장은 기업설명회를 통해 비핵심 사업 매각 등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 선언했다. 설명회에서 밝힌 신경영전략의 내용 중에는 기업 가치 증대를 통한 신용등급 회복을 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포스코는 최고 신용등급 AAA를 박탈당했고, AA급의 우량등급을 보유한 포스코에너지와 포스코건설의 신용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되는 등 신용이 추락하고 있다.

이 처럼 신용도 하락과 함께 권회장 취임 이후 추진해 온 포스코그룹의 구조조정도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포스코에너지 기업공개와 포스코건설 지분매각 건 등의 성과가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시장에서 권회장에 대한 기대나 포스코에 대한 기대가 없다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이러한 때에 권회장이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매우 적절한 대응이자 충격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위원회 구성과 함께 내놓은 혁신안에는 비장한 각오가 담겨 있어서 향후 포스코의 혁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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