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2교대 폐지…시범 운영 통해 이틀 일하고 이틀 쉬는 '신 4조 2교대-신 4조 3교대' 중 택일

▲ 포스코 근무형태가 오는 9월 16일부터 바뀐다.
포스코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조 2교대 근무형태를 바꾸는 작업에 들어갔다.

'4일 일하고 4일 쉬는' 4조 2교대 패턴을 개선한 '신 4조 2교대'와 4조 3교대와 유사한 '신 4조 3교대' 중 하나를 택일해 오는 9월 16일부터 근무형태를 변경한다.

포스코는 개선된 '신 4조 2교대'를 5월 16일부터 2개월간, '신 4조 3교대'는 7월 16일부터 2개월 동안 시범 운영을 갖는다.

상주근무자를 제외한 생산현장의 교대근무자가 모두 해당된다.

지난 2011년 4조 2교대 도입 이후 4년여만에 근무형태를 변경할 때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직원 중 상당수는 12시간 일하고 맞교대하는 근무강도로 피곤함을 호소했으며 회사측은 4일의 장기휴식 후 생산현장에 복귀함으로써 산재 등 사고발생빈도가 높아 골머리를 앓았다.

포항과 광양 지역사회는 2011년 4조 2교대 도입 후 장사가 되지 않는다며 근무형태 변경을 강력하게 요청해왔다.



△'4조 2교대'

작업조를 4개조로 편성해 2개조는 주간과 야간으로 나눠 12시간씩 근무하고, 나머지 2개 조는 휴무하는 교대근무 형태를 말한다.

각 작업조는 각 2일씩 주·야간 근무를 한 뒤 4일을 쉰다.

기존 4조 3교대와 비교하면 하루 근무시간이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늘어나지만 연간 총근로시간은 동일하게 유지되면서, 연간 휴무일은 80일 이상 많아진다.

현행 근로형태 중 가장 인간중심적인 근무제로 꼽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1998년 유한킴벌리가 처음으로 도입한 바 있다.



△'신 4조 2교대'

'주주(주간)-야야(야간)- 휴휴휴휴(휴무일)'인 지금의 4조 2교대는 4개의 근무조 중 2개조는 하루 12시간씩 교대근무를 하고, 나머지 2개조는 휴식을 취하는 형태다.

'신 4조 2교대'는 '주주-휴휴-야야-휴휴'로 이틀 근무하고, 이틀을 쉰다.

현행 근무형태에서 휴무일만 변형했다.

△'신 4조 3교대'

'신 4조 3교대'는 직원들의 업무 과부하를 줄이기 위해 이전의 4조 3교대를 개선했다.

이전의 4조 3교대는 1근(오전 7시 출근), 2근(오후 3시 출근), 3근(밤 11시 출근) 모두 하루 8시간 근무하고 퇴근하는'11111-휴휴-22222-휴-33333-휴휴'였다.

1, 2, 3근 모두 5일 근무는 같지만 휴무일은 이틀, 하루, 이틀로 3근 근무자가 5일 근무 후 이틀 휴식을 취하고, 다시 5일 근무를 했다.

'신 4조 3교대'는 5일 연속 근무를 4일로 하루 줄이는 대신 1근 근무자의 휴일만 이틀에서 하루로 단축했다.



△근무형태 결정

포스코는 교대 근무자들에게 새로운 근무형태를 경험하고 선택권을 주기 위해 지난 16일부터 '신 4조 2교대' 시범운영에 들어갔으며 7월 15일까지 적용한다.

'신 4조 3교대'는 오는 7월 16일부터 시작해 9월 15일까지 시범운영하며 9월 16일부터 새로운 근무형태를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9월초 두가지 안을 두고 투표를 실시한다.

포항과 광양제철소 교대근무 직원들의 투표를 합산해 근무형태를 결정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직원들 중 남녀노소 성향이 달라 어떤 근무형태로 결론날 지 예측할 수 없다"면서 "두가지 근무형태를 경험하고 나서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삶의 질 향상

4일 연속 쉬는 4조 2교대는 포스코 직원들에게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과 여가 및 취미생활에 여유가 생겨 삶의 질을 향상시켜 줬다.

여가 및 취미생활을 즐기는 젊은 직원들이 특히 선호하고 있다.

시행에 앞서 포스코가 내세운 것도 바로 이같은 장점 때문이다.

포스코는 지난 2011년 10월 4조 2교대 시행에 앞서 포항·광양 제철소 직원을 대상으로 1~4차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범 운영을 했다.

4차 시범 운영 결과 직원들이 4조 2교대에 대해 94.4%의 찬성을 보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은 잦은 여행과 여가 및 취미활동으로 소비가 늘어 노후자금 마련에 곤란을 겪기도 한다.



△높은 근무강도

12시간 근무 후 교대하고 4일 연속으로 일함으로써 근무강도가 높다는 지적을 받았다. 4일이라는 긴 휴무일로 직원들의 현장 결속력과 생산 효율성이 감소된다는 단점을 보였다.

특히 긴 휴무 후 현장에 복귀, 일의 연속성이 떨어져 산재 등 사고 발생 빈도가 잦았다.

장년층 직원들은 피곤함을 호소했으며 회사측도 근무형태 변경을 은근히 바래왔다.



△지역 상권 위축

12시간 근무로 피곤한 직원들은 귀가하기 바빴으며 회식도 크게 줄어 지역 식당 등 상권이 크게 위축됐다.

4일 연속 휴무함으로써 여행 등 여가활동이 늘어나면서 시내에서 가족과의 외식, 쇼핑 등이 줄어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50)씨는 "근로자들이 나흘 연속 일을 하기 때문에 퇴근 후 술자리를 피하고 있다. 매출이 떨어져 폐업한 식당이 많다"고 말했다.

포항중앙상가 한 상인은 "직원들이 지역에 머무르기보다는 여행이나 대도시로의 원정쇼핑을 선호해 운영난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지역의 한 경제전문가는 "4조 2교대가 지역 경제에 영향을 준 것은 맞지만 2011년부터 국내경기 침체 시기와 맞물리기 때문에 앞으로의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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