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사칭 보증보험료 가로채 경찰 26명 구속·19명 지명수배

▲ 금융기관을 사칭해 13억원을 가로챈 대출사기 조직이 적발됐다 대구경찰청 제공
국내 최대 규모의 대출사기 범죄조직이 경찰의 끈질긴 추적끝에 적발됐다.

대구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1일 저금리 마이너스 통장을 발급해 대출해 주겠다며 피해자들로부터 보증보험료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이모(30)씨 등 26명을 구속했다.

경찰이 검거한 조직원을 전원 구속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이들이 범죄 수익금을 관리하는 계좌에 든 금액이 150여원에 이르는 것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해외에 도피 중인 총책 박모(42)씨 등 19명을 지명 수배하고 국제 공조수사를 요청하는 등 공범 70여명을 쫓고 있다.

이씨 등은 2011년 6월 한국, 중국 등에 콜센터 6곳을 설치하는 등 조직을 구성한 뒤 2013년 1월부터 9개월 동안 국내 유명 은행을 사칭해 214명에게서 13억여원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으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보증 보험료를 먼저 보내주면 대출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속여 송금받았다.

범죄에 사용할 목적으로 피해자들에게서 '대포통장' 300여개를 편취하기도 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총책 박씨를 중심으로 관리책임자인 이사, 팀장, 상담원 등으로 콜센터를 구성해 팀제로 운영하고 국내 현금 인출조직을 따로 두는 방식으로 조직을 관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직에는 부부 3쌍과 연인 8쌍을 비롯해 형제, 남매 등이 다수 포함돼 있고 보험회사나 대출중개업체 콜센터에서 일했던 이들도 가담했다.

강신욱 지능범죄수사대장은 "조직원 수만 최소 96명, 범죄 수익금이 150억원인 점으로 미뤄 이들이 국내 최대 규모 대출사기 조직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며 "조직을 끝까지 추적, 일망타진해 서민을 파탄에 이르게 하는 대출사기 범죄에 대해 지속적으로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범죄에 사용된 대포통장 명의자들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게돼 자신들도 피해자 이면서도 가해자로 둔갑되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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