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로·클로이드·나바로 용병 3인방과 성적 내기 초반 맹활약에 '함박웃음'

▲ 삼성라이온즈 류중일 감독
류중일(52)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중 외국인 선수 3명과 식사를 하며 내기를 했다.

투수 알프레도 피가로(31)와 타일러 클로이드(28)는 13승, 내야수 야마이코 나바로(28)는 타율 0.305가 기준이다.

외국인 선수가 기준 이상의 성적을 올리면 류 감독이 고가의 가방을 선물하는 내기다.

사령탑이 져야 모두가 행복한 내기. 류 감독은 패색이 짙다. 그래도 웃는다. 피가로는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7이닝 동안 5안타만 내주고 무실점해 시즌 7승(2패)째를 올렸다. 그는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144경기를 치르는 올 시즌, 32%인 46경기만 치르고 얻은 결과다.

시속 150㎞대 직구에 수준급 체인지업, 커브를 던지는 피가로에게 13승은 '도달하기 쉬운 목표'다. 피가로는 올 시즌 10차례 등판에서 매번 6이닝 이상을 던졌다.

사실 피가로는 류 감독에게 "15승을 올리겠다"고 했다. 류 감독도 "피가로는 15승을 책임질 투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부담을 덜어주고자 13승을 내기 기준으로 삼았다. 피가로의 승리는 확실해 보인다.

클로이드도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고 있다.

클로이드는 9경기에서 4승(2패)을 챙겼다. 승운이 따르지 않은 경기가 많았다. 클로이드는 9경기 중 단 한 차례만 6이닝 이하의 투구를 했는데, 부진했던 5월 12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5이닝 8피안타 4실점(3자책)으로 최소한의 역할은 했다.

9경기 중 7차례 퀄리트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꾸준함은 더 많은 승리를 기대하게 한다.

13승 달성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삼성에서 활약한 릭 밴덴헐크(13승 4패)와 J.D. 마틴(9승 6패)은 22승을 합작했다.

류 감독과 삼성은 올해 피가로와 클로이드에게 '합작 25승 이상'을 기대하면서도 '혹시나'하는 우려를 지우지 못했다.

그러나 두 외국인 투수가 한국 무대에 연착륙하면서 걱정이 사라졌다.

지난해 타율 0.308, 31홈런, 98타점을 기록한 나바로는 올해 26일까지 46경기에서 0.274, 16홈런 38타점을 올렸다.

3·4월 타율 0.224에 그쳤던 그는 5월 들어 타율 0.343의 고공행진을 했다. 홈런은 꾸준하게 쳐낸다.

혹시라도 나바로가 타율 0.305를 넘지 못해도 홈런, 타점 등으로 만회한다면 류 감독은 '내기에 져줄' 의사가 있다. 류 감독도 "내가 져야 행복한 내기"라고 말한다.

외국인 선수 3명이 동반 활약하면서 '슬로 스타터' 삼성은 시즌 초부터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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