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보다 더 가볍고 강도·연성 뛰어나…자동차·건축시장 블루오션

925333_216932_5007.jpg
▲ 28일 포스텍 철강대학원 김한수 교수가 연구실에서 ‘고비강도강(High Specific Strength Steels·HS³)’의 인장강도를 테스트하고 있다. 이종현기자 salut@kyongbuk.com
"불황의 시대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포항이 가진 글로벌급 연구기관들의 원천기술을 새로운 먹거리로 연결시켜야 한다."

지난 2월 5일 포스텍 철강대학원 김한수 교수 연구팀이 철보다 15% 가벼우면서 강도·연성은 훨씬 뛰어난 '고비강도강(High Specific Strength Steels·HS³)'개발에 성공했다는 내용을 세계적인 과학학술지인 네이처를 통해 발표했다.

고비강도강는 철·알루미늄·망간·탄소 등 기존의 금속간화합물에 니켈을 추가함으로써 초고강도·고연성을 갖추면서도 철에 비해 무게는 무려 15% 낮췄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철강 소비량의 최대 수요처 중 하나인 자동차 산업은 물론 초고층 건축 등의 최대 과제를 해소시켜, 철강 시장의 블루오션을 열 수 있는 엄청난 성과물이다.

지난 1970년대 말 1차 오일쇼크 이후 한계 자원인 석유를 주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자동차 업계의 최대 숙제는 연비 개선과 안전성 확보다.

또한 그동안 자동차 업계는 연비 개선을 위해 가볍고 튼튼한 소재 확보에 주력해 왔고, 최근 고급 차량을 위주로 초고강도 강판사용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한수 교수팀이 개발한 고비강도강은 자동차 업계의 숙원을 한꺼번에 풀어주는 역할을 해준다.

또한 100층이 넘는 초고층 건축물이 날로 증가하는 상황에 있어서 가볍고 단단한 쇠의 발견은 또다른 건축세계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각종 무기재료·생활도구·액세서리 등 그 쓰임새가 무한해 향후 철강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큰 발견이다.

특히 고비강도강의 최대강점은 그동안 개발된 철강재료 중 가장 가볍고 강도가 높은 재료로 평가받는 티타늄에 비해 가격은 10% 밖에 되지 않지만 비강도는 거의 비슷하면서 연성은 2배 이상 높아 그 대체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는 이같은 고비강도강 개발 결과가 소개된 뒤 철강 관계자들을 제외하면 그 가치와 역할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포스텍은 이같은 연구성과물 외에도 '홍합 접착단백질 이용한 의료 소재 개발', '호박 닮은 분자 이용한 의료 및 산업 응용 연구' 등 지난 29년간 세계적인 교수진과 학생들이 이뤄낸 수많은 원천기술을 갖추고 있다.

이들 중 산학 연계를 통해 상품화만 이뤄진다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기술들도 상당하지만 그동안 주인을 만나지 못해 잠자는 원천기술도 상당할 것이란 게 포스텍 측의 설명이다.

경북일보는 김한수 교수팀의 연구성과물을 시작으로 포스텍·RIST·포스텍생명공학연구센터, 경북대와 영남대 등 지역 주요 대학과 연구소의 지식기반인프라가 갖고 있는 원천기술들을 찾아 소개함으로써 포항과 한국의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선다.

또한 올해 초 문을 연 포스코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을 비롯해 포항가속기연구소, 나노융합기술원 등 포항이 가지고 있는 산학연 인프라의 융합을 통한 상생발전 가능성에 대해 점검해 본다.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포항공대(포스텍)를 설립하면서 '포스코 이후 포항은 물론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 기술인력 양성을 위해서'라고 천명했다.

경북일보는 포스텍의 원천기술이 산업 현장에 활용돼 국가 산업의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담아 이 연재를 시작한다.
관련기사
이종욱,하경미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