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은 5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방문 경기에서 개인 통산 399호 아치를 그렸다.
31일 LG전에서는 8회 오른쪽 외야석에 떨어지는 큰 타구를 쳤지만 파울 폴을 살짝 빗나가는 '파울 홈런'이 됐다.
이날 경기에서 홈런을 기록하지 못한 이승엽은 2∼4일 포항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대기록 달성을 꿈꾼다.
포항구장은 이승엽이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타석에 서면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라고 표현하는 '약속의 땅'이다.
이승엽은 2012년 개장한 '삼성 제2구장' 포항야구장에서 20경기 타율 0.389(72타수 28안타)를 기록했다. 28안타 중 9개가 홈런이었다.
상대가 롯데라는 점도 400홈런 달성을 기대하게 한다.
이승엽은 홈런 399개 중 67개의 아치를 롯데전에서 그렸다. 이승엽에게 가장 많은 홈런을 허용한 구단이 롯데다.
이승엽은 2003년 10월 2일 롯데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홈런을 쳐내며 당시 아시아 한 시즌 최다인 56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포항 롯데전'은 이승엽에게 잊지 못할 기억도 남겼다.
이승엽은 지난해 5월 21일 포항 롯데전에서 1-3으로 뒤진 4회말 상대 선발 장원준(현 두산 베어스)을 상대로 솔로포를 터뜨렸다.
3-4로 뒤진 5회말 2사 3루에서는 롯데가 박석민을 고의사구로 거르고, 이승엽과의 승부를 택하는 이례적인 장면이 나왔다.
2사 1, 3루에서 이승엽은 다시 한 번 장원준을 공략해 우월 역전 3점포를 쏘아 올렸다.
당시 이승엽은 "국내 무대에서 내 앞타자가 고의사구로 출루한 건 처음"이라고 했다. 그리고 홈런으로 응수했다.
이승엽은 이 홈런으로 2003년 6월 22일 대구 SK 와이번스전 이후 11년 만에 한국 무대에서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삼성은 내심 이승엽이 '홈구장'에서 400홈런을 달성하길 바랐다.
이승엽이 가장 많이 뛴 대구구장에서 기록이 달성되는 게 최상이다. 하지만 제2의 구장 포항에서도 이승엽 400홈런을 마음껏 축하할 수 있다.
삼성은 '이승엽이 대구 홈구장에서 개인 통산 400번째 아치를 그리면 전광판 상단에서 폭죽이 터지고, 이닝 종료 후 김인 삼성 사장과 류중일 감독, 주장 박석민이 이승엽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달한다'는 시나리오를 그렸다.
원정구장에서 400홈런이 나오면 꽃다발 전달식만 열 계획이었다.
포항에서 홈런이 터지면 대구구장과 같은 수준의 세리머니를 펼칠 수 있다.
삼성은 대구구장에 설치한 400만원 상당의 폭죽을 포항으로 옮기는 작업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