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여성보다 난자 크기 작아 수정후 착상·임신유지율 저조 규칙적인 생활로 체중조절해야

▲ 임성철 한의학 박사 동제한의원 원장

비만이 임신을 방해한다는 여러 연구들은 있지만, 아직 그 기전은 뚜렷이 밝혀져있지 않다. 물론 한의학에서는 수천년전부터 비만이 임신을 방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증명하는 부분에 있어서 그 기전이나 납득할 연구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던거는 사실이다.

최근 영국의 Hull 의과대학 연구팀은 여성의 비만이 아주 초기단계 난자, 수정란의 발달, 분화에 이상을 일으키면서 임신과 임신 진행 뿐 아니라 이후 태어난 아기의 평생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생식의학저널인 'Human Reproduction'에 발표했다('Human embryos from overweight and obese women display phynotypic and metabolic abnormalities'). 연구결과,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25-29.9의 과체중 여성과 30이상의 비만여성의 난자의 직경이 정상체중 여성의 난자보다 현저히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크기가 작은 난자는 수정이 된 후에도 착상에 적합한 상태인 포배(blastocyst) 단계 까지 잘 진행되지 못했다.

포배로 진행된 경우라 하더라도 정상체중 여성보다 17시간 빠르게 포배기에 도달했는데 이 경우는 태반을 형성하는 외층부위의 세포수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말하면, 비만 여성은 정상 여성과 비교했을때 난자 크기부터 다르고, 이 난자가 정자와 결합해 수정란을 이루더라도 착상과 임신유지에 적합한 상태로 진행되지 못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임신율과 임신진행율이 저조할 수 밖에 없다.

연구에서는 비만여성의 초기태아(Embryo)는 정상여성의 태아에 비해 대사기능에도 이상이 있어, 태아의 중요한 에너지원이 되는 글루코스는 적고 트리글리세라이드는 증가돼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연구에서 엄마의 비만이 아이의 심장질환, 대사이상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결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종합해보면 마를수록 오히려 임신 확률은 높아진다는 의미이고 정상 체중일수록 임신 유지율이나 유산의 위험이 적다는 말이다. 그러나 비만해진 여성의 경우는 자연 임신 자체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말이며 설령 착상이 되더라도 임신을 유지하는 율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말이다.

최근 들어 난임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 또한 결혼후 식습관과 생활 환경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늦은 수면에 따른 자연스레 야식 횟수도 늘고 상대적으로 규칙적인 생활 패턴도 무너지면서 결혼전보다 체중이 대부분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로인해 여성호르몬의 감소도 유발되며 자연 임신이 잘 안되며 임신후에도 6주~10주 사이에 계류유산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체비불잉(體肥不孕)이라고 해 비만을 임신을 방해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본다. 많은 비만이 습담(濕痰)이라고 하는 노폐물 정체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비만을 동반한 난임의 경우 건강한 체중감량을 돕는 치료를 병행하면서 자연 임신을 돕고 있다.

기전이 최근 들어 규명되고 연구 되고 있지만 수천년전에 이미 비만해지면 불임으로 이어진다는 이론과 처방을 제시한 선조들의 통찰이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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