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확산 안 되도록 만전…발생 경로 분석해 국민에 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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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과 관련해 서울에서도 처음으로 휴업을 결정한 학교가 나온 3일 오후 해당 학교에 휴업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다시 5명 늘어 모두 30명이 됐다. 3차 감염자 역시 1명 추가돼 모두 3명으로 늘어났다.

환자수가 늘어나면서 보건당국의 격리 대상자는 1천364명으로 급증했다. 200여개 학교가 휴업에 들어가고 신입사원 수련회가 연기되는 등 사회 전반으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메르스 대응 민관합동 긴급점검회의를 주재해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더는 확산이 안 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환자수 30명·3차 감염자 3명…"지역사회 감염 아니다"

전날 밤 메르스 의심환자 5명이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환자수는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한 20일 이후 14일 사이 30명으로 증가했다.

추가 환자 중 26번(43), 27번(55), 28번(58), 29번(77·여) 환자 등 4명은 최초 확진을 받은 1번(68) 환자와 지난달 15~17일 ⓑ병원 같은 병동에 머무르다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 또는 가족이다.

30번(60) 환자는 16번(40) 환자와 지난달 22~28일 ⓕ병원에서 같은 병실을 사용한 3차 감염자다.

지금까지 발생한 30명의 환자 중 24명은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와 접촉하고서 감염된 사람이며 3명은 ⓕ병원에서 감염된 3차 감염자다.

첫 환자인 A씨와 3차 감염 환자 3명을 제외한 2차 감염자 26명 중 20명은 애초 보건당국의 격리 관찰 대상자에서는 제외됐던 사람들이다.

3차 감염자가 추가로 발생했지만, 보건당국은 이들이 지역 사회가 아닌 의료기관 내에서 감염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30번째 환자와 23번(73), 24번(78) 환자 등 3명의 3차 감염자는 ⓑ병원과는 다른 지역의 ⓔ병원 혹은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와 접촉하고서 감염된 환자다.

메르스 민관합동대책반은 "3차 감염자들은 지역 사회가 아닌 의료기관 내에서 감염된 사례로 파악된다"며 "의료기관 내에서 발생하는 (감염) 사례는 환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것이어서 통제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메르스 격리자 1천명 넘었다…하루 새 573명 늘어 1천364명

메르스의 전염을 막고자 방역당국이 통제하는 격리 대상자는 1천명을 넘어섰다. 복지부는 메르스 격리 대상자 전날보다 573명 늘어난 1천364명이라고 발표했다.

자택 격리자가 1천261명, 기관 격리자가 103명으로, 격리대상이었다가 격리해제된 52명은 일상으로 돌아갔다.

지금까지 방역 당국은 감염 의심자 398명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했고 이 중 3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99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확진 환자 중에서 11번 환자(79.여)와 14번 환자(35), 16번 환자(40) 등은 상태가 불안정하지만, 최초 환자의 부인인 2번 환자(63·여)와 1번 환자를 진료한 의사인 5번 환자(50), 또 다른 병원 간호사인 7번 환자(28·여)는 현재 퇴원을 준비 중일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복지부는 환자 수가 많이 늘어날 때를 대비해 국공립 의료기관 중 오로지 메르스 환자만 보는 '메르스 전용 병원'을 지정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메르스 환자 수가 국내 음압격리 병상 수용 한계치를 벗어날 경우, 특정 병원이나 병동의 일반 환자를 모두 내보내고 메르스 환자만 진료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대책본부는 현재 16번째 환자가 입원한 기간에 3차 감염이 일어난 ⓕ병원에 대해 병동 전체를 격리하는 '코호트 격리'를 시행 중이다. 해당 병원 내에서 격리된 환자들은 시일이 다할 때까지 퇴원과 이동이 제한된다.

◇ 200여개 학교 휴교…朴대통령, 메르스 민관합동 긴급점검회의 주재

메르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경기도와 충북, 충남 등의 230개 학교와 유치원이 자체적으로 휴업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기준으로 유치원 69곳, 초등학교 129곳, 중학교 24곳, 고등학교 4곳, 특수학교 3곳, 대학교 1곳이 휴업 결정을 했다.

교육부는 전국 단위의 휴업이나 휴교 조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메르스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휴업 학교와 유치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중에서는 메르스 확산을 우려해 신입사원 수련회를 연기하는 곳도 생겼다. 삼성그룹은 4~5일 예정이던 신입사원 대상 하계수련대회를 당분간 연기하기로 했다.

메르스 집단 감염에 대한 우려로 국방부는 중동지역 여행자와 메르스 환자 접촉자, 메르스 병원 출입자 등에 대해 예비군 훈련을 연기할 수 있도록 했다.

신병훈련소 입영자 중 메르스 증상 의심자에 대해서도 즉시 귀가 조치하기로 했다.

메르스 사망자가 발생하고 환자가 늘어나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메르스 대응 민관합동 긴급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더는 메르스가 확산 안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문제점에 대해, 또 국민 불안 속에서 어떻게 확실하게 대처 방안을 마련할지 이런 것을 정부가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가지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전문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문제점의 진원지, 발생 경로를 철저하게 처음부터 분석해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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