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유의 미술관
△ 치유의 미술관 = 유경희예술처방연구소를 운영하는 유경희가 예술가들의 작품에 들어있는 인간의 감정을 주제로 그들의 삶과 작품세계를 이야기했다.

책은 즐거움, 욕망, 사랑, 분노, 증오, 슬픔, 기쁨 등 일곱 가지 감정이라는 주제 아래 페르난도 보테로, 앙리 마티스, 파블로 피카소, 폴 세잔과 에밀 졸라 등의 작품을 설명했다.

사람을 그리워한 반 고흐는 자신보다 다섯 살 연상의 화가 폴 고갱과 얼마간 동고동락했지만, 이들의 우정은 고흐의 '귓불 자르기' 사건으로 일단락됐다고 저자는 적었다.

책은 반목과 경쟁이 심한 예술계에서 누가 이만큼 친구를 사랑할 수 있겠느냐고 물은 뒤 조금은 영악해진 요즘 이들의 엇갈린 우정은 우리들의 우정에 대해 반성하게 한다고 돌아봤다.

저자 말에 따르면 책 속 예술가는 미술사에선 탁월했지만, 삶 속에선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더 서툴고 미숙한 경우가 많았다.

저자는 이들은 소심하고 비겁하며 때로는 강박적이고 이기적인 나르시시스트에 가까웠지만 그만큼 자기감정에 몰입했고 자기표현에 충실했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그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아트북스. 300쪽. 1만6천원.








▲ 미얀마 속으로
△ 미얀마 속으로 = 2001년 미얀마를 처음 여행한 뒤 이곳에 관심을 두게 된 사진가 이종만이 몇 차례 더 현지를 방문해 촬영한 사진과 설명, 감상 등을 적은 포토 에세이다.

미얀마를 여행하면서 사진가가 느낀 것은 군사 정권 치하인데도 서민들의 다정한 미소가 주는 정감, 급할 것 없는 여유로운 얼굴 표정이 주는 평온함이었다.

저자는 현장에서 열대몬순 지역으로 비옥한 농토에서 삼모작까지 가능한 자연환경, 장기 불황과 정치에 대한 무관심 등으로 자기 삶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었던 상황, 종교의 차원을 넘어 생활의 일부가 된 불교의 영향력을 느꼈다고 적었다.

교역의 중심인 에야와디강,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 만달레이, 황금 불탑의 도시 바간, 등 축제의 도시 따웅지, 산속에 숨어있는 거대한 인레 호수, 경제중심지 양곤 등으로 주제를 나눠 그곳에 사는 사람과 마을 풍경, 사진가의 글이 함께 실렸다.

저자에게 미얀마는 현실에 급급해서 잠시 버리고 살던 여러 일을 다시 찾게 해 주고, 앞만 보고 살아온 자신에게 뒤를 한 번 보게 한 나라였다고 한다.

역사공간. 312쪽. 1만9천800원.








▲ 조미아, 지배받지 않는 사람들
△ 조미아, 지배받지 않는 사람들 = 제임스 C.스콧 지음. 이상국 옮김.

'조미아'는 베트남 중부 고원에서 대륙 동남아시아 5개국과 중국의 4개 지방을 가로지르며 인도 동북부까지 뻗어 있는 해발 300m 이상의 고지대를 이르는 말이다.

'대륙 동남아시아 산지'(massif)로도 알려진 이곳은 아직 국민국가 안으로 편입되지 않은 사람들(약 1억명 추정)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이곳을 '살아 있는 조상'이자 '논농사와 불교와 문명을 발견하기 전 우리의 모습'이라고 본다.

그러나 저자는 "2천년 동안 노예제와 징병, 과세, 부역, 질병, 전쟁 등 평지의 국가 만들기 과업의 폭정에서 달아난 탈주자, 도피자, 도망노예"라고 말한다.

그리고 국가 만들기로 대표되는 '문명' 담론을 전면적으로 비판하며, 조미아의 소수종족들이 어떻게 산으로 올라가게 됐는지, 왜 산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는지를 짚어나간다.

삼천리. 704쪽. 3만5천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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