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박사과정 이지형씨, PC기반 검사기 '아이케어' 개발

▲ 아이피아 대표이자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지형씨.
포스텍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학생이 초고령화 사회의 대표적인 노인성 안질환인 녹내장을 조기에 손쉽게 발견할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화제다.

녹내장은 시신경 손상으로 주변부부터 시야가 점점 좁아져 실명에 이르는 질환으로, 급성 폐쇄각 녹내장을 제외한 대부분은 초기에 자각 증상이 없어 눈에 이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을 때 실명 직전 상황으로 내몰리기 일쑤다.

질환을 안 뒤 병원을 찾아 치료하더라도 손상된 시신경을 되돌리는 것이 아닌 진행을 막을 뿐인 데다 최근 젊은 층의 녹내장 환자도 증가 추세다.

이에 따라 녹내장 예방을 위해 40대 이상이면 매년 정기적인 안압·안저검사로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녹내장 진단에 사용하는 시야 진단 시스템은 크고 무거운 데다 가격도 비싸 안과 전문병원 등 외에는 구매와 운용이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피아 대표이자,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지형(33) 씨는 개인용 컴퓨터(personal computer·PC)로 본인의 시야를 간단하게 검사하고 녹내장 진행 여부를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PC기반 녹내장 검사기인 '가칭 아이케어(i-care)'를 개발했다.

이 씨는 지난 2011년 포스텍 대학원에 입학 당시 여주인공의 어머니가 녹내장 진단을 받고 서서히 실명하게 되는 내용의 TV 드라마를 보고 녹내장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뒤 곧바로 어디서나 손쉽게 검사 가능한 기기 연구에 들어갔다.

이후 재학생 이백희 씨와 유희천 지도교수, 의학 자문을 맡은 강자헌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교수 등 4명이 공동연구 끝에 2011년 말 가칭 아이케어(i-care) 개발에 성공했다.

이 씨는 아이케어의 디자인 등 제품 상용화를 전담하기 위해 올해 2월 '아이피아'라는 이름으로 사업자 등록을 마쳤다.

사실상 아이케어는 아이피아의 첫 제품인 셈이다.

PC 모니터에 차광장치(빛가림)를 탈부착하는 기존 아이케어는 상용화 단계에서 모니터 사양 차이로 발생되는 문제를 줄이고자 일체형으로 변경됐다.

특히 기존 기기는 측량할 때 측량의 기준점 위에 세우는 표적인 시표를 제시하는 방법이 반구형 화면에 직접 빛을 조사하는 기계식 방식인데 반해, 아이케어는 모니터 화면에 다양한 밝기의 시표가 나타나는 디지털 방식 보다 간편하게 시표를 제시하고 검사할 수 있다.

더욱이 기존 장비는 추가 옵션을 최대로 하면 약 2억원 상당이지만 아이케어는 목표 판매가격이 약 1천만원으로 20분의 1 수준이어서 매우 경제적이다.

아이케어와 같은 시야계 위해성이 없는 체외 검사 기기로 1등급 의료기기에 해당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해 허가를 취득하면 임상시험 없이 바로 판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신뢰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보건복지부의 예산을 지원받아 지난 4월 국내 한 의료기기업체와 국내 안과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갔으며, 내년 12월 말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지형 씨는 "상용화되면 노인복지시설이나 보건소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에 설치돼 녹내장의 조기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면서 "수입하는 안과 장비를 국산화하는 것이 내 목표이며 눈과 관련된 의료기기를 계속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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