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과학고 '도제교육' 현장에 가다

▲ 출하할 꽃 선별작업에 한창인 문형 군과 부모님이 잠시 쉬면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농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농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농업과 연계한 창업을 통해 얼마든지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

이를 믿고 오히려 농촌을'기회의 땅'으로 여기고 꿈을 키우는 학생들이 있다. 내일을 위한 '씨앗', 미래 청년리더를 꿈꾸고 있는 한국생명과학고 3학년에 재학 중인 배문형, 이상혁, 권영재 군이다. 이들은 한 주에 두 번 '도제교육'의 일환으로 부모님 곁에서 농사를 배우며, 직접 부모님 땀의 의미를 몸소 느끼고 있다.

안동시 옥동에 위치한 특성화고인 한국생명과학고는 영농의지가 있는 학생을 선발, 학과개편을 통해 현장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가업계승자'육성이다.

배경에는 경북도가 지난 2012년 발표한 '경북농어업 청년리더 1만 명 양성 프로젝트'가 있다. 농업 인력의 고령화와 농가인구 감소 등 경북농업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5년에 걸쳐 정예인력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현장견학과 체험중심의 교과과정을 도입, '과제연구' 과목이 모든 학과에 공통으로 신설됐다. 여러 학과를 경험하면서 본인에게 적합한 작물을 결정한다.

또한 학생들은 농민사관학교와 연계한 인턴십이 제공되고, 경북농업기술원의 연구사와 농업인 CEO들이 학생들과 1대1 멘토링을 맺고 있다.

우리 농촌을 짊어질 미래 전문 농업인이 커가고 있다.

■ 전국화훼체험농장을 꿈꾸는 안동 배문형 군

"기계화로 작업 효율·소득 올리고파"
안동 '만고강산 화훼농원' 아버지 배인환씨 15년째 운영



안동시 일직면 원호리에 위치한 '만고강산 화훼농원'

15년 전 고향인 안동에 내려와 1천500여 평의 화훼농장을 하고 있는 배인환(52)씨.농장을 찾아갔을 때 문형 군과 부모님은 출하할 꽃 선별작업에 한창이었다.

2000년경 문형 군의 부모님은 서울 맞벌이 생활을 그만두고 안동으로 내려와 노부모님을 모시며 농사를 시작했다.

처음엔 딸기를 재배했고 차차 수박, 토마토, 오이, 호박을 재배했다.

처음엔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택배 주문지를 적는데도 꼬박 이틀이 걸릴 정도.

안동 인근의 화훼농가는 20여 농가, 딴 지역 보다 농가수가 적다. 대부분 생산된 화훼들은 서울 양재공판장으로 올라간다. 겉보기 보다 수요로 인해 유찰될 땐 쓰라린 가슴을 달래며 안동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문형이가 고등학교에 진학할 쯤 화훼를 시작했어요. 우연처럼 문형이가 꽃에 관심을 갖고 원예과를 선택해 한편 대견스럽기도 하고 걱정도 돼요"

"앞으로 저는 좀 더 손쉬운 농업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부모님이 하시는 게 고생돼 보여 기계화 등 작업의 효율도 올리고 소득도 최고로 올리고 싶어요"

문형 군은 가까이에서 본 부모님들의 고생과 현실을 보고 느끼며, 가까운 미래에는 전국에서 찾아오는'가족체험 화훼농장'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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