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드클래식, 길 위에서 길 찾기
▲ 작가들의 정원
▲ 천국에서 보낸 5년
▲ 기별
△로드클래식, 길 위에서 길 찾기 = 고전평론가 고미숙이 '서유기', '돈키호테', '허클베리핀의 모험', '그리스인 조르바', '걸리버 여행기', '열하일기' 등 여행기를 다룬 고전을 현대적으로 다시 해석했다.

저자는 이 작품들을 '로드 클래식'이라고 이름 붙였다. 길을 찾는, 길 자체가 주인공이자 주제인 고전들이다.

고미숙은 "삶 자체가 길 없는 대지 위를 걸어가는 여행"이라며 로드클래식 속 주인공의 여정을 통해 지금의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삶의 기술을 펼쳐보인다.

서유기는 재미난 모험이 가득한 판타지물에서 나아가 마침내 '자기 구원'에 이르는 이야기를 담았다.

야생적 에너지로 충만한 허클베리핀의 모험은 자유 본능을 일깨우고, 그리스인 조르바에서는 삶이 곧 생명이고 욕망임을 조르바의 행적과 말을 통해 느낄 수 있다.

북드라망. 336쪽. 1만5천원.






△작가들의 정원 = '오만과 편견'의 작가 제인 오스틴은 영국 햄프셔 주의 가난한 시골 목사 딸로 태어났다.

오스틴은 비좁지만 행복한 목사관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목사관 주위 땅을 경작하고 가축을 길렀으며, 어머니는 조그만 텃밭을 가꿔 먹을거리를 마련했다. 집 뒤쪽에는 초록으로 뒤덮인 비탈이 있어 아이들이 구르며 놀았고 정원에는 꽃과 딸기가 열렸다.

목사관은 오스틴의 인격이 형성되던 시기에 마음의 안정을 찾은 장소였다.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 '노생거 수도원'의 초고가 이곳에서 탄생했다.

조경 전문가 재키 베넷은 제인 오스틴을 비롯해 찰스 디킨스, 애거서 크리스티, 버지니아 울프, 베아트릭스 포터 등 작가 19명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준 정원 이야기를 담았다. 작가들이 각 장소에 머무르는 동안 쓴 작품 목록도 본문마다 따로 정리했다.

김명신 옮김. 샘터. 320쪽. 1만6천원.






△천국에서 보낸 5년 = 실패로 방황하던 하버드 출신의 임시교사와 인생의 마무리를 준비하던 노수녀의 인생수업 이야기.

아흔이 다 된 노수녀가 지키는 수녀원의 도자기 공방에 어느 추운 날 서른 살 청년이 방문하면서 5년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청년은 유명 스타들의 허상을 만드는 홍보 일에 염증을 느끼고 교사가 되기 위해 하버드대학에서 석사학위까지 받았지만 고향에서 임시교사로 일한다.

번번이 정규직 채용에 떨어지는 좌절을 맛보고 방황의 나날을 보내던 청년은 매주 공방을 방문하면서 자신의 고민과 비밀을 수녀에게 털어놓고 수녀는 청년에게 따뜻한 조언을 해준다. 세대를 뛰어넘은 두 사람의 우정은 서로에게 인생의 새로운 시작을 가져다준다.

엘도라도. 존 쉴림 지음. 김진숙 옮김. 352쪽. 1만3천800원.






△기별 = 관룡사 주지 우현 스님이 사찰과 자연의 풍경을 담은 사진과 시를 엮었다.

스님은 통도사 교무국장 시절 사보에 시와 사진을 연재했고, 관룡사 주지로 부임하면서 사진과 시어를 엮어 캘린더를 제작해왔다. '기별'은 이를 엮은 시선집이다.

"꽃 / 하늘의 / 눈물을 머금다. / 눈물의 / 무게를 / 견디지 못한 꽃은 / 그냥 그대로 후드득 / 지상으로 / 떨. / 어. / 진. / 다."(113쪽, '연꽃' 중)

빗물의 무게를 견디다 못해 떨어지는 연꽃을 보고 스님은 구도의 과정에서 자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채 혼자 져버리는 안타까운 수행자의 모습을 떠올린다.

맑은소리맑은나라. 191쪽. 1만2천원.
연합
연합 kb@kyongbuk.com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