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완다 세명기독병원 호흡기내과 과장

우리 포항지역에도 지난 12일 한 고교 교사가 메르스 확진환자로 밝혀지며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는 것 같다. 병원은 평소보다 환자분들의 발길이 뜸해진 반면 병원전화는 메르스 관련 질문으로 불이 날 지경이다. SNS를 통해 메르스 관련 정보가 넘쳐나니 어떤 말을 믿어야할지 불안해지고 의료기관이나 의사를 통해 들어야 안심이 된다는 마음으로 병원이나 공공기관으로 전화를 하시는 것 같다.

병원에 오시는 환자분들이 가장 불안 해 하는 부분이 다른 지역에서처럼 '병원 갔다가 메르스 옮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다보니 저희 병원에서도 지난주에는 건강 검진 등 급하지 않은 부분에서 예약을 취소하시는 경우가 있었고, 특히 만성질환을 가지고 계신 환자분들은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질환 관리를 해야 하는데도 병원 방문을 꺼려하시는 분들도 있어서, 혹 메르스 감염을 피하려다 다른 병을 키울까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의사의 입장에서 어떻게 메르스 감염을 피해갈지 간략히 정리해 보겠다.

먼저 개인위생을 잘 지키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개인위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손 씻기다. 우리 손에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세균이 묻어 있다. 이 세균들은 손 씻기만 올바르게 해도 잘 씻겨 나산다. 그러나 대충 물만 묻혀서는 그 효과를 볼 수 없다. 손을 씻을 때에는 흐르는 깨끗한 물에 비누로 충분히 씻고, 비누가 없으면 알코올 손세정제를 사용하고, 손바닥과 손가락, 손등, 손톱 밑까지 꼼꼼히 씻어야 한다.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을 가급적 만지지 말고, 외출 후,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를 다녀온 뒤, 조리 전과 식사 전, 화장실 사용 후, 기침이나 재채기 후에는 꼭 손을 씻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사람의 몸은 세균에 대한 자체 저항력을 가지고 있어, 손을 제대로 씻기만 해도 감염성 질환의 70%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다음은 마스크 착용이다. 마스크는 자신과 타인을 위해 중요하다. 본인이 기침과 콧물, 발열 등의 감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꼭 착용을 해야 한다. 마스크가 없는 경우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고 기침을 해야 하고, 쓰고 난 휴지나 마스크를 버릴 때는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마스크는 용도에 따라 그 효과가 구분되는데, 일반 마스크의 경우 외부 공기 유입을 막는 데에는 무의미하여 외부로부터 바이러스 침입을 막지는 못한다. 다만 기침 시 자신의 침 등이 다른 사람에게 퍼지지 않도록 하는 용도로는 중요하다. 마스크를 선택 때 이 부분을 감안하는 것도 좋겠다.

다음으로는 평소의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메르스를 포함하여 모든 감염성 질환은 앞서 언급한 개인위생을 준수하고, 과로와 스트레스를 피하고, 운동으로 스스로의 면역력을 키운다면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

마지막으로 이번 메르스 사태를 보며 이러한 감염질환에 대한 시민의식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싶다. 감염성질환은 정말 많다. 감염성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있어 보건복지부나 질병관리본부 등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악수를 하는 것도 별로 좋은 관습이 못 된다, 이번 기회에 사회에서 악수보다는 서로 공손한 절을 하면서 눈으로 인사를 나누는 분위가가 생긴다면 좋을 것 같다. 열이 나거나 기침 등의 증상이 있는 분들은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고, 특히 사람들이 밀집한 장소에 가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메르스가 지나가면 또 따른 메르스가 찾아 올 것이다. 우리는 기본에 충실하도록 하여 감염성질환에서 자신을 지켜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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