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현장 방문…"제가 비를 몰고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인천시 강화군 화도면 가뭄피해지역을 방문, 논에 물을 주고 있다. 연합
박근혜 대통령은 일요일인 21일 올해 가뭄 최대 피해지역인 강화도를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강화도 흥왕저수지와 인근 가뭄 피해 농지를 둘러보며 피해 농업인과 지원 활동에 참여 중인 군 장병을 격려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올해 계속된 가뭄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저수율이 낮은 가운데 인천·경기·강원·경북 등의 일부 지역은 강수량이 평년의 30∼40%에 불과해 논에 댈 물이 부족하거나 밭작물이 시드는 등 가뭄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강화도의 경우 31곳의 저수지가 있어 수리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음에도 평균 저수율이 3%에 불과해 58㏊의 벼가 고사하는 등 피해가 심각한 실정이다. 강화도 흥왕저수지의 경우 평소 인근 논 180㏊에 물을 공급하던 시설이지만 이번 가뭄으로 고갈돼 비상 급수대책이 추진 중인 곳이다.

이날 흥왕저수지에 도착해 가뭄 피해 및 대책 추진현황을 보고받은 박 대통령은 가뭄으로 갈라진 저수지를 보면서 "(저수지를)준설하는 데 부족한 것은 없냐"고 물은 뒤 장마 전에 서둘러 준설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강 상류지역 소하천 및 산촌, 도서 등 취약지구를 들어 "여기도 지금 항상 이렇게 가뭄 때문에 고생을 하는데 저수시설을 추가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자꾸 가뭄이 계속되면 무·배추 같은 채소류 가격도 불안해지는 것도 걱정이 된다"며 "생산자나 소비자나 다 손해 보는,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정확한 정보를 잘 알려주고 대체품목 같은 것을 재배하는 것도 많이 확대하고 그럴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피해현장을 점검한 박 대통령은 소방대원과 함께 농업용수 지원 소방차량의 호스를 이용해 논에 물을 댔다. 이후 지원활동 중인 소방대원과 해병대 장병 등을 격려한 뒤 인근 농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피해 농민에게 "얼마나 고생이 많으시냐. 가슴도 다 타들어가실 것 같다"고 위로한 뒤 "제가 비를 몰고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고생들 하시고 애를 쓰시는데 하늘이 돕지 않으시겠느냐"면서 "어려울 때는 한마음이 돼 서로 용기를 줘가면서 하면 힘이 생긴다"고 격려했다.

그동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대응을 위해 현장 방문을 이어가던 박 대통령이 가뭄 피해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