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1일 황교안 국무총리 발탁으로 공석이 된 후임 법무부 장관에 김현웅 서울고검장(사진·56·사법연수원 16기)을 내정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오늘 신임 국무총리의 제청을 받아 법무부 장관에 김 서울고검장을 내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 신임 장관 내정자는 전남 고흥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 호남 출신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사법고시 26회로 공직에 입문, 춘천지방검찰청장, 서울 서부지검장, 광주지검장, 부산고검장, 법무부 차관 등을 지냈다.

민 대변인은 "김 내정자는 법무부와 검찰 내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해 법무행정과 검찰 업무에 뛰어난 전문성과 식견을 갖췄다"며 "합리적 리더십을 겸비하고 있어 사회 전반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법질서를 확립하는 데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법조계 안팎에선 김 내정자가 2013년 12월부터 1년 2개월여간 법무부 차관을 지내며 당시 법무장관인 황 총리(13기)와 손발을 맞춘 경험도 있어 황 총리가 후임 법무로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고검장이 법무부 장관에 발탁된 것은 1997년 당시 김종구 서울고검장이 법무장관으로 임명됐을 때 이후 처음이다. 이와 함께 김진태 검찰총장(14기)보다 기수가 낮은 김 고검장이 법무부 장관으로 직행함에 따라 '기수 역전' 인사가 이뤄진 것도 주목된다. 검찰총장 지휘를 받는 현역고검장이 검찰총장을 지휘하는 법무부 장관에 임명된 것이다.

기수와 서열을 중시해온 박 대통령이 이번 법무장관 인선에서 기수역전 인사를 하게 된 배경으로 갖가지 설이 정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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