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형기 기자

지난달 29일 아침 영양군청 감사계 관계자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왔다.

"도대체 누가 제보한 겁니까"

최근 영양군청 공무원 출장여비 편법 수령 말썽(본보 6월 29일 10면)보도와 관련 공무원 조직 내 제보자가 누구인지를 수차례 물었다.

공무원 조직의 출장 여비 편법 수령 문제를 제기한 제보자를 조직에 대한 '배신자' 로 인식하면서 조직 내 불만을 품은 한 두명 직원들의 허위 증언에 따른 것으로만 치부하려는 모양새다.

공무원 조직내에서 각종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다양한 제보에도 정작 이를 바로 잡고 감사를 해야 할 감사부서나 관리부서 직원들이 반성은커녕 엉뚱하게 공익 제보자 색출에 나서 제보자인 것이 드러나면 조직에 불만을 품은 조직내 불만자로 '희생양'으로 만들려는 것이다.

기자가 "제보자는 왜 찾냐?"고 묻자 감사 부서 관계자는"편법 수령 사실이 의심돼 해당 부서 직원들에게 물어봐도 다 그런적이 없다고 얘길하니 제보자를 찾아서 그 경위를 조사해 보겠다"며 노골적으로 공익 제보자에 대한 신상을 요구했다.

정말 한심하고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공무원들이 출장 여비가 편법 지출된다는 본보 보도 이후 많은 독자들은 아직도 국민의 세금이 일부 공무원들의 '쌈짓돈'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으며, 이 같은 편법이나 허위 지출이 두번 다시 발생하지 않기 위해 군민 모두가 믿고 신뢰 할 수 있는 철저한 조사를 바랐다.

하지만 영양군의 감사 부서는 편법이나 허위 지출에 대한 해당 부서 공무원들에 대한 감사보다는 공무원 모두 부인해 감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핑계와 함께 차후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라는 공문을 하달해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난 속에서 기자에 대해 제보한 제보자 색출에만 혈안이 돼 있다.

영양군의 감사 부서가 공익 제보자에 대한 색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모 공무원이 업무시간에 관용차량과 환경미화원들을 사적인 일에 동원해 말썽이 되자 감사 부서는 감사를 핑계로 계약직에 불과한 환경미화원들을 상대로 직접 찾아가 외부 신고자의 실명까지 거론하면서 신고자에게 제보한 직원 색출에 나서 반감과 함께 말썽을 빚기도 했다.

최근 그리스 부도 사태의 원인 중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공무원들의 부정부패라는 보도를 보면서 이를 거울 삼아 분명 감사 기능을 가진 감사담당 부서에서는 공익 제보자가 조직에 대한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히지 않도록 철저한 보호가 필요하다.

또 잘못은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신고자를 탓하는 조직내 공익제보자 색출로 이들에 대한 공포감 조성과 잘못된 조직내 허물을 감싸기 보다는 군민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감사 활동으로 맑고 투명한 공직 사회 만들기에 앞장 서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