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저장조 내부 가스 폭발한 듯…경찰 수사본부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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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전 울산시 남구 한화케미칼 울산 2공장 폐수처리장 저장조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6명이 숨졌다. 사고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사망자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
3일 오전 9시 16분께 울산시 남구 여천동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 폐수처리장 저장조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작업하던 협력업체 현대환경 소속 근로자 이모(55), 박모(50), 이모(49), 박모(38), 박모(55), 천모(28)씨 등 6명이 숨졌다. 공장 경비원 최모(52)씨는 부상했다.

당시 현장에는 11명이 있었는데, 4명은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았다.

숨진 6명 모두 협력업체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펑'하는 소리가 나고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펌프차 등 20여 대의 장비와 50여 명의 인력을 동원해 현장 수습에 나섰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는 가로 17m, 세로 10m, 높이 5m, 총 용량 700㎥ 규모의 폐수 저장조에서 발생했다.

당시 작업자들은 폐수처리장 시설 확충을 위해 저장조 상부에 설치된 펌프 용량을 늘리려고 배관을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협력업체 직원 6명이 저장조 상부에서 용접을 하고 있었고, 저장조 아래에서 4∼5명이 자재를 나르는 등 보조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용접 불티가 튀어 저장조에서 새어 나온 메탄가스로 보이는 잔류가스와 접촉,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두께 약 20㎝의 콘크리트로 된 저장조 상부가 통째로 뜯기면서 무너져 내려 근로자들의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부에서 작업하던 6명 가운데 3∼4명은 성인 가슴 높이까지 찬 폐수에 빠졌다. 이 때문에 경찰과 소방당국은 폐수를 배출하고 콘크리트 잔해를 제거하는 동시에 잠수부까지 동원해 실종자를 수색했다.

그러나 낮 12시 45분께 발견된 천씨까지 실종자들은 모두 주검으로 돌아왔다.

한편 한화케미칼 안전 담당자는 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아침에 현장 주변의 인화성 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작업자들이 장구를 갖췄는지 등을 확인한 뒤 8시 10분께 안전허가서를 발행했다"면서 "다만 콘크리트로 밀폐된 저장조 내부 가스는 측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용접 작업이 저장조 외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내부는 별도로 측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작업 도중 내부 가스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경로로 흘러나와 용접 불티와 만났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그러나 가스검지기를 이용한 측정이 실제 이뤄졌는지, 농도가 어느 정도로 측정됐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이날 오후 현장을 찾아 감식을 벌였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도 폐수 시료를 채취, 어떤 종류의 가스가 어느 정도로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울산지방경찰청은 남부경찰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설치했다.

경찰관 45명으로 구성된 수사본부는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회사 책임자를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사고가 난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은 공업재료, 포장용 필름, 완구류 등의 소재가 되는 PVC(폴리염화비닐)의 원료를 생산한다.

직원 260여 명이 연산 32만7천t 규모의 PVC 원료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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