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는 투자·관심으로 문화 르네상스시대 활짝

▲ 조지훈 문학관과 생가가 있는 일월주실마을 전경.

바야흐로 영양군은 현재 문화의 '르네상스'시대다.

지금껏 영양군을 비롯한 전국 농촌지역 대부분 자치단체에서 추진하는 문화라는 개념은 단순 지역 축제 추진이나 노년층을 겨냥한 취미교실 운영 등 획일적이고 제한적인 자치단체 주도의 문화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 2006년부터 영양군의 선장을 맡고 있는 권영택 군수의 꾸준한 관심으로 다양한 문화예술분야와 영양만의 관광자원을 십분 활용해 지역 문화역사 보존과 발굴에 아낌 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올해 예산도 지난해 47억여원보다 42.27% 증가한 110억원이다. 정부가 추구하는 문화융성구현에 발 맞춰 영양군은 기존틀에서 벗어난 과감한 투자와 군민들의 관심으로 문화 '르네상스' 시대란 평가를 받고 있다.

▲ 현대문학의 거장 이문열의 생가인 광산문학연구소.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음식디미방

한글로 씌어진 최초의 요리책 '음식디미방'은 조선후기 유학자인 석계 이시명의 부인 장계향(1598~1680)이 340여년 전 일흔이 넘은 나이에 자손들을 위해 지은 조리서로 146가지의 음식조리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영양군 석보면에 살던 사대부가의 식생활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 책은 아시아에서 여성에 의해 씌어진 가장 오래된 조리책이자, 세계 음식문화사에 특별한 의의가 있는 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양군은 이런 음식디미방의 요리들이 역사적 기록에만 남지 않고 복원하기 위해 영양군 두들마을 재령 이씨 석계파 13대 종부인 조귀분 여사와 함께 2008년부터 음식디비방 요리들을 직접 재현하고 맛볼 수 있도록 석보면 원리리 재령 이씨 집성촌에 음식디미방 교육관과 전시실을 지어 복원에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열린 '제7차 세계물포럼'의 환영 오찬에 등장해 외국 정상과 국제기구 인사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또, 한국문화재재단이 운영하는 전통문화복합공간 '한국의집'에서 '음식디미방' 특선 메뉴를 선보이는 등 한국을 넘어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 잡은 영양을 대표하는 음식문화트랜드로 자리잡았다.

영양군 석보면 원리리 일대 10만6700㎡ 부지에 308억 원을 들여 음식을 직접 조리해 보는 음식디미방 체험관을 비롯해 조리법을 가르치는 음식디미방 아카데미, 한옥체험관, 탐방로 등의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함께 전국적 체인망을 갖춘 홈플러스와 업무협약을 통해 음식디미방 문화강좌를 실시하고 있다.

▲ 음식디미방 전시실과 체험관, 광산문학연구소가 위치한 석보면 두들마을.


△한국 근·현대 문학의 중심지 영양

영양은 한국 근·현대사에서 청록파의 대표 주자 중 한사람인 조지훈 시인을 비롯 항일 시인으로 유명한 오일도 시인, 현대문학의 거장 이문열 작가의 창작의 배경이며, 그들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으로 '문향'으로도 불리고 있다.

군은 이들 작가들의 문학 세계를 알리고 보존하기 위해 생가 복원과 문학관 건설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조지훈 선생의 고향인 일월면 주실마을에는 지난 2007년 세미나실과 전시관, 시공원 등을 갖추고, 조지훈 문학관을 개관했다. 개관과 함께 시인의 문학 세계와 뜻을 기리기 위해 전국 문학생들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5월 지훈 예술제를 열고 있다.

일제 강점기 대표적인 항일 시인인 오일도 시인을 기리기 위해 그가 태어난 영양읍 감천리 생가를 복원과 시비공원 조성을 통해 외씨버선길과 연계, 지역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에게 그의 항일 정신과 문학 세계를 느낄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현대문학의 거장인 이문열 작가의 고향인 석보면 원리리 재령 이씨 집성촌인 두들마을에는 2001년 생가복원 사업과 함께 세미나실과 학술토론회실을 갖춘 광산문학연구소를 지어 가끔 이 작가가 집필 작업도 한다.

매년 이문열 작가의 문학교실, 문학캠프가 열릴때면 전국에서 수 백명의 작가 지망생들과 팬들이 몰려 영양군이 문향의 고장임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음식디미방과 함께 가장 한국다운 마을로 손꼽히면서 영양을 대표하는 문화마을로 급부상하고 있다.


△영양만의 특색을 지닌 산나물 축제와 영양 고추 핫페스티벌

2011년부터 연속 4회 경상북도 우수 축제로 선정된 2005년부터 매년 5월에 열리는 산나물 축제는 산지가 전체 86%를 차지하는 영양군의 특색과 잘 어울려진 축제라고 할 수 있다.

축제 기간내 지역민 모두가 참여 할 수 있는 길놀이, 농악경연대회 등 군민 화합을 위한 잔치로 만들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축제문화재단을 설립해 민간이 주도해 지역민들과 외지 관광객들이 함께 어울려 즐길 수 있는 볼거리, 먹거리와 참여 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로 축제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보였다.

지역축제에서 한정돼 소모성 예산낭비라는 비난을 받던 '영양고추축제'는 지난 2007년부터 '영양고추 핫 페스티벌'로 탈바꿈 한 뒤 권영택 군수가 전국 자치단체 중 최초로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었다.

도시민들에게 생산자들 간 직거래를 통한 우수 농산물 판매는 물론 고추의 생육과정과 영양 등 농촌 지역의 삶의 과정을 꾸밈없이 보여줘 다른 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을 하기도 했다.

△지역 문화원과 예술문학 단체의 자발적 참여

영양문화원은 2013년 영양문화원이 영양읍 서부리에 자리잡으면서 민간 예술문화의 중심지에 설 수 있었다. 영양 문화예술의 꽃을 피우는데 상당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영양문화원의 지원으로 영양지방의 전통놀이인 재판극 놀이인 원놀음 보존을 위해 2007년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원놀음보존회를 만들어 현재 전국 축제에 초청받아 영양 특유의 민속 놀이 문화를 공연하고 있다.

이후 반딧불이 음악공연단, 시나브로 음악단 등 지역민들 중심으로 각종 음악 취미 모임이 결성되면서 작은 음악회나 공연 등 영양지역 어디서든 연간 30여차례 이상 공연이 열리면서 삶의 질을 향상시켰다.

영양군문인협회외 매년 3~4차례씩 지역민들을 위한 문학캠프와 백일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영양군미술협회에서는 영양문화원 전시실에서 매년 2차례 미술 전시회를 갖는 등 문화에 대한 눈높이를 높이게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지금까지 문화체험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뮤지컬과 연극, 청소년 어울마당, 도립국악단 및 교향악단 초청 연주회 등 청소년들의 시각에 맞춘 공연도 추진되고 있다.

2012년부터 매년 6차례씩 무료영화 상영에 그치지 않고 올해는 2억원의 예산을 들여 문화원 소극장을 개조해 상시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작은 영화관을 만들 계획이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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