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영 영남대 미술학부 교수 국내 최초 삶·작품세계 소개

송혜영 영남대 미술학부 교수가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 요제프 보이스(Joseph Beuys, 1912~1986)의 삶과 작품세계를 정리했다.

요제프 보이스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아티스트임에도 국내에는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어 이름조차 낯설어하는 독자가 많다. 하지만 뜻밖에도 보이스는 한국과 인연이 매우 깊다.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1932~2006)과의 관계 때문이다.

보이스와 백남준은 무명시절부터 우정을 쌓았고, 1960년대 초반 퍼포먼스 중심의 국제적인 아방가르드 운동인 플록서스 활동을 함께했다.

1984년에는 서로의 작품에 동참하기도 했다. 보이스가 백남준의 인공위성 프로젝트인 '굿모닝 미스터 오웰'에 참여하고, 백남준은 보이스가 일본 동경에서 행위한 '코요테 Ⅲ'에서 피아노를 연주했다.

백남준은 1990년 7월 20일 서울의 현대화랑 마당에서 보이스를 기리며 굿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1998년에는 두 작가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백남준과 요제프 보이스 전'이 한국의 로댕갤러리에서 열렸다.

훗날 백남준은 보이스를 무명의 시절에 만난 건 행운이었다고 회고했다.

저자는 이들의 공동 작업과 교류활동을 소개한 뒤 "두 사람이 꿈꾼 미래는 동서화합, 지구촌 사람들의 평화로운 공존과 소통"이라고 적었다.

보이스는 1965년 뒤셀도르프에서 '죽은 토끼에게 어떻게 그림을 설명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행위예술을 보여주는 등 전통적 미술개념에서 벗어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 퍼포먼스를 통해 사회 변화와 발전을 위해 창의력을 발휘한다는 '사회적 조각' 개념을 강조했다.

미술가와 행위예술가뿐 아니라, 교육자와 사회개혁가, 혁명가와 진화론자, 목자와 순교자, 샤먼 등 다양한 이름으로 평가받았다. 실제로 몇 차례 직접 후보로 선거에 나가기도 했다.

하지만 미술계의 경향은 매우 극단적으로 나뉜다. 한편에선 그의 독창성을 극찬했고, 다른 한편에선 그를 사기꾼으로 여겼다. 이 시대의 질병과 혼돈을 치유할 진정한 '샤먼'으로 그를 숭배하는 경향과 거짓말과 신화화라는 전략으로 사람들을 달래주는 '쇼맨'일 뿐이라고 그를 폄하하는 경향이 공존한다.

송 교수는 독일 유학시절 다름슈타트의 '보이스 블록'을 방문한 인연으로 이번 책을 발간했다.

명쾌한 해설을 통해 보이스의 작품세계뿐 아니라 난해하고 때로는 기괴하게까지 보이는 설치미술이나 행위예술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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