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나는 "당신의 삶은 행복합니까?"라는 물음에 지극히 당연하게 "네,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본질적인 것을 건너뛰고 달려왔던' 것이다.

공수동전(共水同田)에서 이재성 교수의 '똥 살리기, 땅 살리기'강의를 듣고 보니 더욱 그랬다. 화장실이 집 안으로 들어온 역사가 100년 남짓. 이 세월 동안 우리의 똥 누기는 편리해졌지만, 먹거리는 불량해지고, 토양은 황폐해 지며, 70억 명의 인구가 마시기에 물은 턱없이 부족하고, 지구온난화는 가속화 되었다.

세계 물기구 연구센터의 자료는 2000년부터 2050년까지 세계적으로 깨끗한 물에 대한 수요가 55%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물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세계인구의 45%, 개도국 인구의 60%가 물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 했다.

화장실이 집 안으로 들어온 이후, 변기의 1회 물 사용량을 12ℓ로 볼때 소, 대변 등 한 사람이 하루 10회 정도 물을 버리고, 일년에 약 50톤을 사용하며, 10톤 소방차 5대 분을 수세변기에 사용하고 있다. 수세변기 보급률을 60%로 볼 때 3천만 명이 사용하고, 1년에 15억 톤의 물이 수세변기로 나간다.

수세변기의 물과 함께 버려지는 1g의 인분에 담긴 세균은 1조마리. 이 인분은 '양질의 와인을 숙성시키듯' 톱밥에 섞어 잘 익히면 바이러스나 회충알이 사멸되고, TNT.중금속, 심지어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까지 분해해 준다.

건너뛴 40여 년. 무심코 버리는 변기의 물이 후손에게 회환으로 넘기지 않기위해 집에 이동식 변기 하나 들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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