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영장 심사…의류·스쿠터 등 살충제 검출 ‘혐의 부인’

속보=상주시 공성면 금계 1리 마을회관에서 살충제가 든 사이다를 나눠 마시고 중태에 빠져 병원 치료를 받던 할머니들 중 18일 라모 할머니(89)가 또 숨졌다.

이에 따라 음료수 독극물 사건으로 숨진 피해 할머니는 지난 15일 숨진 정모 할머니(86)에 이어 2명으로 늘어났다.

라씨는 사건 발생 후 상주 성모병원에서 치료받다 상태가 위중해 경북대병원으로 옮겨 치료중이었다.

이와 관련해 경찰도 지난 17일 유력한 용의자로 숨진 라씨와 같은 마을에 사는 80대 할머니 A씨를 체포해 범행 동기 등을 이틀간 조사하고 18일 밤 늦게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에 대한 영장실질 심사는 20일 오후 1시 30분에 대구지법 상주지원에서 열린다.

마을회관에서 발견된 가짜 사이다 뚜껑(박카스)과 용의자 집에서 발견된 뚜껑없는 강장제 빈 병에서 이번 사건에 사용된 살충제 성분(무색무취의 맹독성 농약, 2012년부터 판매금지 품목)이 검출된 것을 확인한데다 18일 오후 11시께 국과수로부터 용의자가 착용했던 의류와 평소 타고 다니던 전동스쿠터 등에서도 동일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감정 결과까지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경찰은 사건 발생 후 A씨가 보인 행적과 각종 진술 등에서도 의심스러운 점이 많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고 당시 마을회관에 함께 있으면서 음료수(독극물)를 혼자 마시지 않았고 경찰 신고도 이 할머니가 아니라 다른 이웃이 했는가 하면 할머니들이 쓰러지자 자신도 같이 쓰러진 척(?) 했다는 것이다.

용의자 A씨는 그러나 경찰에서 '속이 안좋아 음료수를 마시지 않았고 다른 할머니들이 자는줄 알고 자신도 잠시 누웠는데 이후 다른 할머니들이 입에 거품을 물어 수건으로 닦아줬고 신고는 당시 너무 놀라 미처 생각치 못했다'는 진술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A씨는 체포 후 변호사 입회하에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데 조사 3일이 지난 지금까지 "누군가가 살충제 성분이 남아있는 자양강장제 병을 자신의 집 안으로 버렸을 가능성도 있다"며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거짓말 탐지기 사용 또한 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용의자 신병을 확보하고도 지난 이틀간 압수물에서 A씨의 지문 등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거물을 찾지 못한데다 할머니까지 범행을 강하게 부인해 난항을 겪었는데 18일 밤 늦게 통보된 국과수의 감정결과로 영장을 청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살충제를 마신 할머니등 중 현재 신모(65)씨는 의식을 되찾았으나 나머지 3명의 할머니는 여전히 중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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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대 기자
김성대 기자 sdkim@kyongbuk.com

상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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