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4대 황제로 61년간 재위 중국의 영토 확장에 큰 이바지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렬한 왕조

청나라의 4대 황제 강희제는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황제이다. 61년의 재위 기간 동안 청나라를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왕조로 이끄는 기틀을 닦았다. 오늘날 중국의 영토를 확정한 중국 역사상 최전성기였던 '강건성세'(康建盛世) 130여 년의 서막을 연 황제이기도 하다. 강희제의 치세가 있었기에 뒤를 이어 옹정제, 건륭제의 번영을 누릴 수 있었다. 따라서 강희제는 오천년 중국 역사에서 진시황(秦始皇)과 함께 천고대제(千古大帝)로 불린다. 최근에는 강희제의 리더십과 용인술이 중국 중국 최고지도부 사이에서 '강희제 따라 배우기' 열풍이 불면서 천고일제(千古一帝)로 격상되고 있다.

중국에서 이런 강희제의 드라마틱한 일생은 책으로 많이 소개된 바 있다. 그러나 그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소설은 드물었다. 아니 거의 없다. 때문에 얼웨허(二月河)의 '제왕삼부곡' 시리즈 중 제1편인 '강희대제'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더구나 이 소설은 문학적 가치도 대단하다. 이는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제왕삼부곡' 전체를 4대 기서(奇書)인 '삼국지', '수호지', '서유기', '홍루몽'과 동일한 가치를 지니는 작품이라고 극찬한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최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의 최고지도자들이 종종 이 작품에 나오는 내용들을 인용하는 것은 이 소설을 통해 중국의 미래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 중국은 청나라의 최전성기라고 불리는 강희·옹정·건륭 세 황제 시대, 즉 '강건성세'(康建盛世)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소설 '강희대제'는 단순한 대하소설이 아니다. 역사의 기록에도 충실한 역사소설이다. 소설 곳곳에 역사적인 기록을 가능하면 많이 담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 점에서 일반 대중소설과는 확실히 구분된다. 그렇다고 소설의 기본인 재미와 담을 쌓은 것은 절대 아니다. 술술 읽히는 것이 소설로서의 재미도 상당하다. 중국 국영 중앙방송CCTV에서 동명의 드라마를 제작, 인기리에 방영한 것은 이런 사실을 무엇보다 잘 증명해 준다.

강희대제의 통치철학은 국궁진력(鞠躬盡力)이다. '국궁진력'이란 말은 제갈량이 전장으로 나가며 쓴 '출사표(出師表)'에 처음 나온 말이다. '국궁'이란 말은 존경하는 마음으로 몸을 구부린다는 말이다. '진력'이란 말은 온힘을 다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국궁진력'이란 말은 '존경하는 마음으로 몸을 낮춰 온힘을 다한다'라는 말이다.

중국에서 당 태종보다 더 명군으로 알려진 강희제에게 어떤 신하가 "그 말은 신하가 쓰는 말이기 때문에 황제가 쓰기에는 적당하지 않는 말이옵니다"하고 간했다. 그러자 강희제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짐은 하늘의 종이기 때문에 어떤 일 하나도 소홀히 할 수가 없다. 옛날 사람들은 '황제는 큰일에만 신경을 쓰고, 작은 일에는 가까이 해서는 안 된다'하는 말을 했지만, 짐은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일 하나를 잘못하면 세상에 근심을 남기고, 한때를 잘못하면 후세의 걱정을 남긴다. 그대들은 은퇴를 하면 손자를 품고 놀며 유유자적할 수 있지만, 군주라는 것은 죽을 때까지 쉴 수가 없는 것이다. 오늘 할 일은 오늘 하고, 내일 할 일은 내일 해야 하는 법이니라."

강희대제의 용인술(用人術)은 '의인불용(疑人不用), 용인불의(用人不疑)'이다. 즉, '의심 가는 사람은 쓰지 말고, 일을 맡긴 후에는 의심하지 말라'이다. 이 말은 중국의 사서인 '송사(宋史)'에 나오는 고사성어인데,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용인술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많은 정치인들과 CEO들이 치세(治世)와 경영의 지침서로 삼고 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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