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 칠포재즈축제위원장 편…30일 밤 12시30분 방송

▲ 지난 24일 포항 칠포해변에서 TBC '문화로 채움'에 출연한 황인찬 칠포재즈축제위원장이 장진영 아나운서와 함께 촬영을 하고 있다. 이종현기자 salut@kyongbuk.co.kr
리더들의 북 어필 책의 여행…시민의 눈높이 맞춘 지역문화 소개

지상파 로컬 방송 중 심야시간대 3.3% 시청률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인 프로그램이 있다. 쉽고 편안한 문화를 꾀하는 TBC 대구방송 '문화路(로)채움'이다.

2013년 9월 출발한 이 프로그램은 현재는 '책 읽어주는 여자', '무식남녀의 문화향유', 'ing…' 등 다양한 코너로 시청자들의 인기가 높다. 오는 9월이면 두돌을 맞는 TBC '문화로 채움' 촬영현장을 다녀왔다.

▲ 황인찬 칠포재즈축제위원장.
△ 촬영현장 속으로…


지난 24일 불볕더위 속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칠포해수욕장에 한 무리의 촬영팀이 떴다.

김실화 PD를 중심으로 카메라 5대 등 스태프 10여명이 손발을 맞추고 있는 '문화로 채움' 촬영팀이다.

이날은 TBC 창사 20주년(올해 5월) 기념으로 기획된 연간 프로젝트 '리더들의 북 어필 책의 여행' 코너로 황인찬 칠포재즈축제위원장이 초대됐다.

우리 사회를 이끄는 각계각층 리더들과 문화이야기를 나누며 책 10여권을 기증받는 동시에, 기증받은 책은 모노레일 3호선 TBC역 책장에서 시민들에게 대여되는 프로젝트다.

또한 시민들은 대여한 책을 읽고 느낀 점이나 다음 독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적을 수 있도록 했다. 책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누구에게나 문화를 전파하는 선순환 구조를 꾀한 것이다.

이날 촬영은 장진영 아나운서와 황 위원장이 함께 낭만적인 칠포 해변가를 걸으면서 시작됐다.

"재즈(문화)를 알면 삶이 풍요로워진다"고 운을 뗀 황 위원장은 '재즈의 이해(양돈규 저)'를 기증하며 평생 이루고 싶은 문화적 꿈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다음달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포항 칠포해수욕장 특설무대에서 펼쳐질 '제9회 칠포재즈페스티벌'을 앞둔 만큼 재즈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다.

황 위원장은 9년째 사재를 털어가며 칠포해변에서 세계 각국 유명 재즈 뮤지션들을 초청, 포항을 문화(음악)도시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실천하고 있다.

9년전만해도 문화적 불모지인 포항에서 최초로 재즈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지역주민들은 물론 전국의 재즈 팬들에게 한 여름 밤의 고급문화축제인 재즈 향연을 전파하고 있다.

방송 상으로는 15분에 불과한 장면이지만 실제 이를 촬영하는 데는 꼬박 1시간을 넘겼다.

▲ TBC '문화로 채움'에 출연한 황인찬 칠포재즈축제위원장이 지난 24일 포항시 북구 여남동 자택에서 장진영 아나운서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종현기자 salut@kyongbuk.co.kr
시원하게 펼쳐진 칠포해수욕장을 배경으로 인터뷰 장면을 마무리한 촬영팀은 쉴 틈도 없이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카메라 등 촬영장비를 재빠르게 챙겼다. 15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황 위원장의 자택. 촬영팀은 실내 촬영에 돌입했다.

황 위원장은 또 다른 꿈으로 포항에 역사·문화적 건축물을 남겨 놓고 싶다고 밝혔다. 역사의 명소(고택)로 남기고 싶은 마음에 그의 저택을 지었고, 고희가 되는 70세에 지역사회에 기증하겠다는 것.

"전통가옥을 두고 왜 유럽식 저택을 지을 생각을 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황 위원장은 "국내 다른 지역에서 흔히 보는 옛 집들처럼 전통 한옥을 짓는 것도 좋지만, 아무리 잘 지어도 이미 역사와 전통을 지닌 고 가옥이 타 지역에 많이 있어서 동해안 일대에서는 최초로 유럽 스타일의 건축물을 짓게됐다"고 말했다.

"내가 살집이 아니라, 지역을 위해 기증하고 향토사에 길이 남을 집을 짓겠다"는 신념으로 더 많은 정성과 시간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 지난 24일 포항 칠포해변에서 TBC '문화로 채움'에 출연한 황인찬 칠포재즈축제위원장이 장진영 아나운서와 함께 촬영을 하고 있다. 이종현기자 salut@kyongbuk.co.kr
△ 어떻게 구성되나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소개를 하자."

'문화로 채움'의 김실화PD가 말한 철칙이다. 일반 대중들이 문화에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구성하겠다는 의미다.

김 PD는 "보통 시민들은 미술이나 음악을 감상하기 전에 의상부터 걱정할 만큼 고급스럽게 받아들인다. 어렵다, 이해하기 힘들다는 선입견이 있어 부담스럽고, 때문에 문화프로그램은 시청율도 잘 안나온다"며 "우리 프로그램은 시작부터 시청자들 입장에서 무식하고 편안하게 문화를 소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상태 대경대 교수·성희경 주부가 진행한 '무식남녀의 문화향유'는 문화는 어렵다는 편견을 시원하게 깨뜨려주는 코너로 인기를 얻었다.

또한 혼자 읽기 아까운 한 권의 책을 장진영 아나운서가 소개하는 '책 읽어주는 여자'를 비롯해 우리 사회를 이끄는 각계각층의 리더들이 들려주는 '리더의 문화 리드'와 다양한 공연·전시·문화행사를 소개하는 'ing…' 등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며 삶에서 풍성함을 느끼길 바랬다.


김 PD는 "우리 지역 문화를 소개하면서, 예술인에게는 든든한 힘이 되고, 시청자들은 가슴에 답답하게 쌓여있는 스트레스를 비웠으면 한다"며 "풍요롭고 아름다운 문화의 향기를 채워드리는 것이 기획의도"라고 밝혔다.

'문화로 채움'의 꾸준한 인기는 지역의 넉넉치못한 제작환경 속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값지다.

1주일에 한 편을 완성해야 하는 상황이라 하루 종일 촬영을 소화하다보니 늦은 밤까지 작업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숨 가쁘게 촬영하다 보면 제작진들의 몸은 녹초가 되지만, 심야시간대 문화적 감성을 자극하며 시청자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고급 백화점에서 파는 초콜릿이 아니라, 슈퍼마켓 하드(아이스크림)를 추구한다"는 '문화路(로)채움'은 매주 목요일 밤12시30분에 방송된다. 재방송은 매주 월요일 오전 11시 30분.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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