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경제 현주소 '빨간불' 지역정치·경제계 등 한 목소리로 청정화력발전설비 추진해야

▲ 나주영 포항철강공단 이사장
지역기업과 포항시민들에게 지금 포항경제를 말하라면 '최악 중의 최악'이며 더 이상 나쁠 수 없다는데 대부분 동의한다.

포항의 산업분포 중 80%를 웃도는 주력 철강산업이 글로벌철강위기로 내리막이 가속되어 철강공단 대형사업장의 생산라인 폐쇄와 대량실직, 잇따른 조업감축의 악순환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철강불황과 더불어 포스코 출자사 구조조정, 동국제강 후판공장과 현대제철 철근라인 폐쇄 등으로 생산량과 인원이 감소되고 있다. 그나마 상승세에 있던 강관업체마저도 유가하락에 따른 가스개발사업 둔화로 생산량과 근로자 감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포항철강산업단지도 지난해에 비해 생산량은 7.7%, 수출은 11%가 감소했고 고용 역시 2% 감소했다.

수출물량도 최악이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1~6월) 포항신항과 영일만항을 포함한 포항항의 전체 물동량은 3천14만톤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3천378만톤에 비해 무려 10.8%나 줄었다.

이처럼 포항의 경제 현주소를 나타내는 각종 경제지표들이 '레드 시그널'을 보내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런 추락하는 실물경제를 멈추게 할 특단의 대책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포항철강산업단지 입주기업을 비롯해 포항에서 수십년동안 기업활동을 해오고 있는 기업주들은 지금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포항시와 경상북도 등 자치단체와 시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손톱 밑에 가시란 말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 때 인수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하면서 "기업을 살리려면 거창한 정책보다 손톱 밑에 박힌 가시를 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기업의 애로사항인 규제들을 찾아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강한 의지다. 지금 포항의 많은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바라는 것은 세제혜택보다 기업의 투자조차 막고 있는 각종 규제의 완화라고 한다. 기업들이 마음 놓고 기업활동을 통해 투자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손톱밑 가시'를 뽑아주는 규제완화는 시급하다.

얼마 전 포항시와 경찰은 영일만산업단지에 위치한 강림중공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제품수송에 지장을 주는 신호등 6개, 도로표지물 14개를 철거 또는 이전해 지역기업인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포스코가 추진중인 1조원대 투자규모의 청정화력발전설비 건설은 규제의 '대못'으로 인해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항경제가 근본적으로 새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손톱밑 가시' 말고도 산업동맥의 혈관을 누르고 있는 '대못'을 뽑는 일에 자치단체의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모두 놓치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을 하지 않으려면 포스코 신제강공장 규제완화 때처럼 경북도와 포항시 등 자치단체는 물론, 경제단체와 지역정치권, 유관기관이 한 목소리를 내는 힘의 결집이 필요하다.

지금은 어떤 사안보다도 '지역경제의 회복'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규제완화를 통해 포항제철소 청정화력 발전설비 교체투자가 승인되어 포항에 1조원대신규투자가 이루어진다면 다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은 물론, 포항시가 제2의도약을 통해 철강도시로서의 굳건한 위상을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