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인공 경주 괘릉리 농부 김진환씨 일기…평범한 일상 진솔하게 적어

▲ 국립경주박물관이 기획한 '우리집 보물전' 첫 번째 주인공인 경주시 괘릉리 농부 김진환 씨가 53년 동안 써내려 온 일기장 모습.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국립경주박물관이 기획한 경주시민들의 참여형 전시 '우리 집 보물전'의 첫 번째 전시로 '경주 괘릉리 농부 김씨의 일기' 가 전시된다.

'우리 집 보물전' 은 경주를 중심으로 한 지역의 개인이나 집안에서 지니고 있는 소중한 물건을 소개하고자 국립경주박물관이 기획한 작은 전시다.

11일부터 10월 18일 까지 개최될 '우리 집 보물전'의 첫 번째 주인공인 김진환 씨는 경주시 외동읍 괘릉리에 살면서 28살 때인 1963년 초부터 오늘날까지 53년 동안(1만9천216일) 일기를 써왔다.

김 씨는 다섯 자녀의 아버지로서 자신의 아버지와 자신의 이야기를 후손에게 들려주고 싶었기 때문에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의 일기 속에는 잔칫날의 흥겨움도 있고, 장날의 풍경도 묘사돼 있으며, 모내기하는 날의 고단함이 적혀 있고, 날씨가 추워서 종일 집에서 놀았다는 내용도 있다.

보리쌀 한 되에 50원을 주고 샀던 일이나, 소를 잃어버린 날의 마음 아팠던 사연도 담겨 있으며, 누구네 상가 일을 돌봐줬다는 넉넉함도 남아 있다.

때로는 한 줄 때로는 한두 쪽의 분량으로, 너무 평범하지만 매우 진솔하게 적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이러한 김진환 씨의 50여 년 삶과 추억이 오롯이 담겨 있는 일기와 함께 그가 간직해 온 애장품을 선보인다.

오랫동안 사용해 손때가 묻은 추억의 물건들에서는 60~70년대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으며, 아버지의 유품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애잔함과 함께 따뜻한 가족애도 느낄 수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관계자는 "이처럼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평범하고 소홀히 지나칠 물건일 수 있지만, '우리 집'에서는 매우 '소중한 추억'이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우리 집 보물전'에 시민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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