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생각·희망 놓지않고 작은 일에서도 행복을 찾는 것 인간만이 가진 위대한 능력

▲ 조 진 포항시 축제 기획위원장
안분지족. 처서를 앞두고 무슨 말인가 하겠다. 안분지족은 '편한 마음으로 자기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 안다' 또는 '자기 분수에 맞게 무리하지 않고 만족하면서 편안히 지낸다'는 뜻이다.

중용에 "분수를 지키면 욕됨이 없고 마음이 편안해 진다"는 안분지족의 처세를 강조하고 있다. '지족자 빈천역락(知足者 貧賤亦樂), 부지족자 부귀역우(不知足者 富貴亦憂)' 즉 '만족함을 아는 사람은 가난하고 천하여도 또한 즐거울 것이요, 만족함을 모르는 사람은 부하고 귀하여도 역시 근심한다' '지족상족 종신불욕(知足常足 終身不辱), 지지상지 종신무치(知止常止 終身無恥)' 즉 '만족함을 알아 늘 만족해 한다면 평생토록 욕되지 아니하고, 그칠 줄 알아 늘 적당한 선에서 그치면 평생 부끄러움이 없다'고 했다.

미국 하버드대 숀 아처(Shawn Achor)교수가 쓴 '행복의 특권'이란 책도 비슷한 내용을 실증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사람이 성공하면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하면 성공한 것이라는 내용이다. 대통령이 됐다고 행복한가. 재벌들은 행복한가. 박사나 교수들은 누구나 행복한가. 아처 교수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인간의 행복과 성공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규명해 냈다. 결론은 성공해서 행복해 지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게 살면 그것이 바로 성공이라는 것이다. 행복하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이 바로 업무적 성과, 지적 충족감, 경제적 풍요와 같은 개인의 성공이라고 보고 있다.

행복의 특권은 행복을 느낌으로써 성공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모든 사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바라보는 '긍정의 심리학'에서 출발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더 오래, 더 열심히 일을 해야 성공할 수 있고 행복은 그 다음 문제라고 말한다. 그리고 목표를 향해 달려 가는 동안은 행복에 한 눈 팔아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다. 이들에게 행복이란 성공을 위해 쉽사리 포기할 수 있는 사치, 또는 고생 끝에 얻을 수 있는 쾌락에 불과하다.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행복은 성공 이후에 따라오는 보상이라 여기지 않는다. 성공을 위해 비참하고 불행한 상태를 애써 참아내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들은 긍정적인 감정 상태를 계속해서 유지했기 때문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가 있을까. 우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 계발돼야 행복해 질 수 있다. 흔히들 행복은 소유의 문제이지 배워야 할 능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좋은 것을 많이 가지면 행복하다고 느껴야 하는데, 아무리 많이 소유해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결코 행복할 수가 없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할 조건이 안돼 행복을 못 느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행복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기에, 조건이 아닌 몸과 마음의 감각과 감성을 계발해 잘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끝까지 긍정적인 생각과 희망을 놓지 않고 작은 일에서도 행복을 느끼고 찾아내는 능력,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위대한 능력이 아닐까.

동양철학의 안분지족 사상과 서양 교수의 행복론이 결국은 작은 것에 만족하며 욕심을 내려 놓아야 궁극적으로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진리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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