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료식 하루 가족데이 도입 등 포항-해병대 머리 맞대면 훌륭한 관광자원 가치 충분해

▲ 이성환 포항뿌리회 초대회장
얼마 전, 어리게만 보았던 손자가 해병대 신병교육을 수료한다기에 오천에 있는 해병교육훈련단을 찾았다.

50여 년 전 해병대에 입대했던 필자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달라진 현재의 해병들 모습도 궁금하고 가깝게 살면서 한 번도 갈 기회가 없었던 터라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다.

교육훈련단에 도착해서 우선 놀란 것은 엄청난 수의 인파였다.

족히 5천명이 넘을 정도의 해병 가족들이 전국 각지에서 찾아와 절도있게 움직이는 자식들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 박수치며 소리 지르고 열광하는 광경은 좀처럼 볼 수 없는 우리 지역의 또 다른 볼거리 인 것 같다.

수료식만 아니라 입소식 때에도 이 많은 인파가 포항을 찾는다니 지역 차원에서는 고맙고 반가운 일로 이런 기회를 유익하게 살려 낸다면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병대가 포항에 주둔한 지 반세기가 넘었지만 그 동안 지역민들은 하나만 알고 지낸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

포항 도로명에 해병로(海兵路)가 있어야 된다고 주장 할 만큼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필자지만, 그저 해병대가 '무적 해병'이라는 사실과 크고 작은 재해 때마다 맨 먼저 달려와 도와주는 빨간 명찰의 용사들이라고 기억하고 있었을 뿐 해병대로 인한 지역홍보와 경제 효과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이등병 계급장을 단 새내기 해병들이 가족들과 함께한 시간은 고작 5시간 남짓으로 아쉬움은 있지만 이들이 포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입소식과 수료식이 있는 날은 인근 오천은 물론 시내 웬만한 식당, 호텔, 백화점, 재래시장까지 해병과 그 가족들로 넘쳐난다. 지역 경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해병대가 큰 효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포항시도 해병대와 머리를 맞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낸 다면 매월 쏟아지는 방문객을 경기활성화를 가져 다 줄 수 있는 훌륭한 자원으로 활용해 '해양 관광도시 포항'을 살리는 또 다른 테마로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변 주차장이나 편의시설 보완, 원활한 교통체계 개선과 함께 해병대 기념품 판매시설 운영 등 방문객들에게 더욱 쾌적한 환경을 만들고 나아가 해병대를 상품화하는 것도 지역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관광 상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욕심 같아서는 수료하는 하루를 가족들과 함께 지내고 다음날 부대에 복귀한다면 찾아오는 가족들에게 만족감을 더 높이고 지역 경제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라 믿어진다.

이제 해병대 병영문화도 성숙된 만큼 자식들의 훈련 모습이나 병영 생활을 수시로 볼 수 있는 부대 개방도 고려해 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자신감 넘치고 믿음직한 해병들의 모습이 나라와 국민을 지키며 지역사회를 먹여 살리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교육훈련단에서 처음으로 포항과 인연을 맺으며 국방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 할 새내기 해병의 앞날에 더 큰 영광이 있기를 기원하며 '해병산실의 본고장' 포항 지역민들도 당당한 자부심으로 '해병대 사랑'에 더욱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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