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겨냥 “누구의 자제타령도 정세관리에 도움줄 수 없게 됐다”

북한은 22일 포격도발을 남측의 자작극으로 몰아가면서 "전면전도 불사하겠다"고 한층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정부가 남북간 현 긴장 상황에 대해 건설적 역할을 기대했던 중국을 겨냥해서는 "더는 정세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없게 됐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 외무성은 21일 성명을 내고 "우리 군대와 인민은 단순한 대응이나 보복이 아니라 우리 인민이 선택한 제도를 목숨으로 지키기 위해 전면전도 불사할 입장"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성명은 "전쟁 접경에 이른 정세는 더는 되돌릴 수 없게 됐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북한이 최후통첩 시한으로 내세운 이날 오후 5시까지 남한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예고대로 군사적 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다시한번 분명히 한 셈이다.

특히 전면전 언급은 남측의 행보에 따라 북한이 훨씬 강력하게 대응할 수도 있음을 드러낸 것이어서 주목된다.

성명은 북한이 먼저 포탄 1발을 발사했다는 합동참모본부의 발표에 대해 "전혀 무근거한 거짓이고 날조"라며 "이날 우리측에서는 적측에 포탄 한발, 총탄 한발도 먼저 발사한것이 없었고 심지어 오발사고 한건도 없었다"고 도발 사실을 재차 부인했다.

그러면서 "남조선괴뢰들이 일방적으로 감행한 이번 포격사건은 결코 우발적인 것도 아니고 사고도 아니며 치밀하게 계산된 도발 자작극"이라고 억지주장을 폈다.

또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군사분계선상에서 충격적인 사건을 조작해내 출로를 찾으려 한 것은 역대 남조선집권자들의 상투적 수법"이라고 남한 정권을 비난했다.

성명은 "우리가 그 어떤 군사적 목적을 필요로 했다면 하필 적의 대군이 을지 프리덤 가디언 합동군사연습에 진입하여 최고수준의 전쟁 태세에 들어간 때에 단 한두발의 포탄으로 불을 걸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오리발'을 내밀었다.

더욱이 성명은 남북한 모두에게 자제를 요청한 중국을 겨냥해서는 "우리는 수십년간을 자제할대로 자제하여왔다"며 "지금에 와서 그 누구의 그 어떤 자제 타령도 더는 정세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그 어떤 중재 역할도 북한의 현재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릴 수 없고 자신들의 길을 가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3년 제3차 핵실험과 장성택 처형, 특히 시진핑 주석의 선(先) 방한을 계기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북중관계의 현 주소를 드러낸 셈이다,

북한의 이런 반응은 중국이 이번 남북 긴장 국면에서 건설적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우리 측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성명은 이어 미국을 향해 "우리는 남조선 괴뢰들의 포사격 자작극 배후에 진하게 비껴있는 미국의 그림자를 놓치지 않고 있으며 사태가 확전으로 이어지는 경우 미제 침략군의 사소한 도발적 움직임에도 단호히 대처할 만단의 준비가 돼있다"고 위협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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