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징 마인드 = "노년의 비극은 사람이 늙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겉은 늙었어도 마음은 여전히 젊다는 데 있지." (오스카 와일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중)

몸의 노화에 따라 감각은 약해진다. 그에 따라 마음도 열정도 시들어간다는 생각이 보편적이다.

과연 그럴까? 저자인 윤철호 선문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저자는 건강하게 나이들기 위해 사회적 관계가 필수적임을 강조한다. 외로움의 극복을 위해 중요한 일을 의논할 수 있는 친분이 있는 사람들을 최소 3.6명 이상은 보유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미래의창. 240쪽. 1만3천원.



△템플러 = 십자군 원정의 성과로 얻은 성지 예루살렘을 수호하기 위한 명분으로 1119년 만들어진 성전기사단 '템플러.'(Templars)

200년간 부유하고 막강한 조직력을 발휘했지만, 신성모독과 이단, 난교와 같은 혐의들을 받고 주요 구성원들이 화형당하는 비극적 종말을 맞는다.

700여년이 흐른 뒤 2001년 로마 바티칸 교황청 비밀 문서고에서 발견된 성전기사단 재판 사료는 이들에게 씌워진 이단 혐의가 무죄였음을 드러내 충격을 주었다. 전설처럼 전해져온 용맹과 헌신, 그리고 비극적 종말이 곁들여진 성전기사단은 이후 끝없는 이야기의 소재로 재창조되며 생명력을 이어왔다. 영국의 역사가인 마이클 해그가 템플러의 등장과 성장, 전성기와 몰락 등 역사적 사실과 함께 대중문화 속에서 이들이 어떻게 재창조돼왔는가를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

이광일 옮김. 책과함께. 520쪽. 2만5천원.



△유럽 문화 탐사 = 제목은 다소 평범하지만 유럽 문화를 바라보는 시야는 상당히 독특한 책이다.

저자는 스페인 유명 건축가 가우디의 작품을 접하면서 네덜란드 추상화가 몬드리안을 떠올린다. 가우디는 자연에는 직선이 없다는 이유로 건축물을 곡선으로 만들었고, 몬드리안은 자연을 싫어해서 곡선과 초록색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예술가 각자의 경험에 서로 다른 사유가 더해지면서 차별화된 미학과 원칙이 탄생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 것이다. 1982년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영국에 건너가 지금까지 살고 있는 권석하 씨가 썼다. 유럽 문화, 역사, 건축에 남다른 호기심을 가진 저자는 영국인도 따기 어렵다는 예술문화해설사 자격증까지 획득했으며 경험을 녹여 '영국인 재발견'이라는 책도 집필했다.

안나푸르나. 364쪽. 1만9천원.



△예술가로 살아가기 =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설치미술가 샤론 라우든이 예술가 40여명의 삶과 예술을 지속하는 방법을 엮었다. 라우든은 예일대에서 미술학 석사학위를 받았지만 학자금 대출과 산더미처럼 쌓인 신용카드 빚을 갚아가느라 허덕이고 있었다고 한다.

스승에게 해답을 물었지만 "그냥 열심히 살다 보면 저절로 일이 풀릴거야"라는 말만 들었다.

냉혹한 현실에서 스스로 길을 찾고자 무명작가부터 알려진 예술가를 찾아다녔다는 그는 같은 고민을 하는 후배들에게 생계를 유지하며 창조적 삶을 살아가는 현실적 방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책에 적었다. 화가 아만다 처치는 졸업 후 출판사, 식당에서 일했고 드로잉 모델로 섰으며 조각가 브라이언 톨은 백화점에서 근무했다. 이들은 힘든 시간 속에서도 창작활동을 우선순위에 뒀다. 낮에는 공부하고 일하고 새벽에 작품활동을 하기도 했다. 엮은이는 단순히 작품만 볼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높이 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수 옮김. 블루베리. 280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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